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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개발을 이끈 흑묘백묘론

1970년대 말부터 덩샤오핑이 취한 중국의 경제정책

중국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나라가 과연 사회주의 간판을 내걸고 있는 곳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중국은 14억명에 이르는 거대 인구에다 3조 1,097억달러(2018년 8월 말 기준)에 이르는 외환보유고를 갖췄으며, 국내총생산 또한 2017년기준 12조 2,377억달러로 일본(4조 8,721억달러)을 멀리 제치며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습니다. 이처럼 중국이 사회주의국가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으면서도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을 위협하는 국가로 도약한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중국 최고지도다 덩샤오핑이 펄친 경제정책 덕분입니다. 마오쩌둥 사망 이후 권력을 차지한 덩사오핑은 중국 내 심각한 수준이었던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덩샤오핑은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과 선부론(先富論)을 경제구호로 내세웠습니다. 흑묘백묘론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으로, 중국의 개혁과 개방을 진두지휘해온 덩샤오핑이 1979년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와서 주장한 말입니다. 덩샤오핑은 1997년 2월 19일 사망했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어느 자본주의국가 못지않은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이에 관해서 최근 밝혀진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원래는 흑묘백묘가 아니라 '황묘흑묘' 였다는 이야기입니다. 덩샤오핑은 "누렇든 검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 라고 말했지만, 흑과 백의 대조가 더 분명하다 보니 전파되는 과정에서 그렇게 바뀌었다고 합니다.

한편, 선부론은 '누구든지 부유해질 수 있는 사람의 먼저 부유해지라' 는 뜻입니다. 이는 부자가 돼야 나눠줄 것이 생기니 먼저 돈을 벌라는 주장입니다. 쉽게 말하면 '아랫목이 따뜻해지면 윗목도 자연스럽게 따뜻해진다' 는 뜻으로, 지역적으로는 중국 동남연해를 먼저 개발하면 자연스럽게 내륙지방도 발전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덩샤오핑의 선부론 주장은 예상대로 맞아떨어져, 중국은 현재 상하이 등 동남연해를 중심으로 경제발전을 일뤄내며 발전의 축을 내륙 깊숙이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결국 덩샤오핑이 주장한 이론은 사회주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분배' 가 아니라 '성장' 에 치중한 정책을 낳았습니다. '성장이냐 분배냐'를 놓고 논쟁하지 말고, 먼저 돈부터 벌어야 한다는 실용주의노선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정책이야말로 웬만한 자본주의 국가 못지않은 성장을 이룬 오늘날 중국경제의 근간으로 평가 됩니다.

유태인자본과 유일하게 맞장뜨는 화교자본

화교는 중국 국적을 가지고 다른 나라에 정착해 활동하는 사람

막대한 자금력으로 전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두 민족이 있습니다. 바로 '유태인'과 '화교(華僑)' 입니다. 화교는 중국 본토를 떠나 세계 각지에 이주해 살고 있는 중국인과 그 자손을 말합니다. 이들은 해외에 살면서도 중국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역별로는 중국 푸젠성과 광둥성 출신이 전체 화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지리적으로 동남아시아와 교역이 쉬운 데다 이곳 출신들이 기질적으로 해외진출을 좋아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5,000만명의 화교가 퍼져 있으며, 이들 가운데 60% 이상이 동남아시아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동남아 화교는 전세계 화교 자산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동남아 지역 국가 산업의 50~80%, 교역의 40%를 장악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에 살고 있는 화교를 국가별로 살펴보면 싱가포르가 전체 인구의 76%(약 200만명)가 화교이며, 말레이시아(34%, 600만명), 태국(14%, 600만명), 인도네시아(3%, 600만명), 베트남(2%, 100만명), 필리핀(1%, 60만명), 캄보디아(4%, 30만명), 라오스(0.8%, 2만 5,000명) 순입니다. 그럼 화교들이 갖고 있는 자본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요? 2016년 기준으로 화교자본은 현금외에 채권, 주식 등을 포함해 약 5조달러(우리나라 돈으로 약 5,71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재산이 5억달러가 넘는 화상(華商, 화교 기업인)도 150여명이나 됩니다. 이 때문에 국제금융가에서는 화교를 미국과 유럽연합에 이은 '제3의 경제세력' 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뿐 아니라 지금까지 중국에 투자한 외국인 직접투자액 6,000억달러 가운데 70% 정도인 4,000억달러가 화교자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화교들은 동남아시아 경제의 3분의 2이상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월마르그룹, 인도네시아의 싼린그룹, 구당가람 담배회사, 말레이시아의 곽씨형제그룹, 태국의 화빈그룹 등이 대표적인 화상 기업입니다.

특히 태국은 전체 인구 가운데 화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불과하지만, 태국경제의 90% 이상을 좌지우지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1,000대 기업 중 절반이상을 화교가 운영하고 있으니 "화상이 없으면 동남아시아경제도 없다"라는 말이 나올 법합니다. 화교들은 또 미국 금융계에서 일본을 제치고 재무부 채권을 쥐락펴락하는 큰손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화교는 미국 금융의 본산인 월스트리트를 장악한 유태인과 유일하게 맞장을 뜰 수 있는 민족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18년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발표한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리카싱 회장은 재산이 377억달러(약 44조원)로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다렌완다그룹 왕젠린 회장(약 33조원)을 제친 전 세계 23번째 갑부입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화교자본은 주로 부동산과 벤처기업에 투자했다고 합니다. 2006년 약 1조원대에 달하는 화교자본이 국내 초대형빌딩과 기간시설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화교자본이 국내 부동산에 대거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가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알짜 부동산을 대거 매물로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투자 이미제도'가 2010년 2월 제주에서 시행되면서 화교자본이 제주도의 땅을 사들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국통교통부가 조사한 외국인의 제주도 부동산 소유면적은 2018년 4월 기준 제주도 전체 면적 1833.2 km2(약 5억 5,454만평)의 1%가 넘는 2,165만m2(약 655만평0입니다. 외국인이 소유한 제주도 부동산은 무려 여의도 면적(2.9km2, 약 88만평)의 8배 규모입니다. 어마어마합니다. 이 가운데 중국인이 보유한 제주도 부동산은 43.6%인 944만 5,000m2(약 286만평)에 달합니다. 특히 중국인의 제주도 부동산 매입은 2017년에 비해 12.1%(102만 3,000m2) 증가해 눈길을 모으고 있습니다.
"중국 대륙과 화교가 뭉치면 세계의 으뜸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화교는 특유의 결속력과 네트워크를 통해 부를 축적해왔고, 아시아 국가를 넘어 유럽까지 세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세계를 호령하는 화교자본이 얼마나 더 성장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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