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BIG

주식 경제-소리 지르며 거래하는 공개호가, 벌처펀드, 뱅크런

집단경쟁매매에서 상품의 매수·매도 가격을 크게 외쳐 거래하는 방법

 

TV 뉴스를 보면 뉴욕 증권거래소(NYSE) 객장 트레이더들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유가인상 소식이 있을 때면 사람들이 뭐라고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심지어 종이를 

집어던지는 모습까지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안방에서 편안하게 시세 흐름을 파악하고 

전산매매를 하면 될 텐데 도대체 왜 그럴까? 이유는 바로 공개호가(open outcry) 방식 때문입니다.

공 개호 가는 말 그대로 공개된 장소에서 소리 지르며 거래를 성사시킨다는 뜻입니다.

뉴욕증시의 공개호가 방식은 1870년대에 처음 선을 보인 이후 140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휴대용 무선인터넷까지 일상화된 마당에 뉴욕증시가 이처럼 100년이 넘도록 공개호가 방식을 고집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전산매매 방식은 혹시 악재가 될 만한 정보가 등장하면 곧바로 증시에 반영돼 자칫 폭락 장세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반면, 공개호가 방식은 시장에 악재가 발생하더라도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여유가 있습니다. 기계와 달리 트레이더들은 곧바로 물건을 매도하지 않고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갖기 때문에 시장의 극단적인 쏠림 현상을 줄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표면적인 이유 외에 미국이 공개호가 방식을 유지하는 속사정도 있습니다. 우선 미국은 금융시장의 규모, 지리적 요건 등으로 전산망의 안전성이 미흡한 편이라 공개호가 방식이 더 안전한 측면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객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생계 문제 때문입니다. 

미국이 전국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전산망을 갖출 경우, 거래소의 트레이더들이 하루아침에 실직자로 전략해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유럽의 모든 거래소는 전산 거래소이며, 우리나라도 1997년 정말 전산화해 비용절감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전산화 움직임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아직 있습니다.

주식, 채권 등 각종 금융상품을 사고파는 옵션 거래의 특성상 트레이더들이 얼굴을 맞대고 공 개호가를 제시하는 방식이 더 낫다는 주장입니다. 공개호가 거래를 폐지하는 것은 전문기술을 갖춘 트레이더의 노하우를 폐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제 뉴욕 증권거래소에서도 기술의 진보에 따라 공개호가방식과 전자거래방식을 융합하고 있습니다. 2016년 말 기준으로 뉴욕증권거래소 전체 거래의 95%가 전자거래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5%에 달하는 거래는 뉴욕증권거래소 객장에서 목청을 높여 소리 지르는 트레이더들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기계와 사람, 어느 쪽이 증권가에 더 오래 남을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내 돈이 더 위험하다 뱅크런

은행에 맡긴 돈이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감 때문에 한꺼번에 예금을 인출하는 사태

 

 

2014년 3월 중국 장쑤성 서양 농촌 상업은행 옌창 지점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 벌어졌습니다. ㅇ은행이 파산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려는 사람들이 1,000여 명이나 몰려들어 이틀간 은행이 아수라장이 된 것입니다. 또 2016년 7월에는 독일 최대 은행 도이치뱅크의 부실 문제가 발생하자 10개의 해지펀드사가 도이치뱅크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인출한 일도 있었습니다.

앞의 두 사례는 은행이나 채권회사에서 뭉칫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뱅크런', '펀드런'의 사례입니다. 뱅크런(bank run)은 말 그대로 사람들이 돈을 되찾기 위해 은행으로 달려가는 것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 뱅크런은 '예금 대량 인출 사태'를 뜻합니다. 펀드런(fund run) 역시 투자자들이 펀드에서 손해 볼 것을 우려해 채권회사로 달려가 환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들은 서로 명칭은 다르지만 결국 은행이나 펀드업체의 파산, 부실 위험을 느낀 고객들이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취하는 행동입니다.

 

사실 고객 입장에서 이와 같은 행동은 어떻게 보면 당연합니다. 은행이나 펀드업체에 맡긴 내 돈을 되찾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느끼면서 수수방관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그렇다면 정부 입장에서 대규모 예금 인출인 뱅크런 사태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또 은행이 파산하는 경우 예금 피해를 보는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은 대비책은 무엇일까?

정답은 '예금자보호제도'입니다. 예금자보호제도는 은행 등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수신성 금융상품(금융기관에 맡겨진 1년 미만의 자금) 상환을 정부 혹은 정부를 대신하는 공공기관이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예금자보호제도는 보험과 비슷합니다. 예금자보호기구는 은행 등 금융기관들로부터 보험료를 징수하며 이를 바탕으로 기금을 만들어둡니다.

만약 보험료를 징수한 금융기관이 지급불능 상태가 되면 예금자보호기구가 예금자에게 대신 예금을 지급해주십니다.

 

현재 예금자보호제도의 보장 범위는 5,000만 원 한도 내 원금이며, 보장대상도 은행 예금 외에 보험, 증권, 상호저축은행 등이 제공하는 금융상품까지 포함합니다. 

여기서 알아둘 것 하나가 있습니다. 펀드런은 뱅크런만큼 큰 의미가 없다는 애기가 있습니다. 뱅크런 사태가 빚어지면 은행은 더 이상 돈을 내줄 수 없는 지급 불능 상태가 됩니다. 이에 비해 펀드런은 지급불능 상태로 직결되지 않습니다. 펀드에 들어 있는 주식과 채권을 즉각 증시에 내달 팔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부실기업을 먹고사는 벌처펀드

파산한 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경영을 정상화한 후 비싼 값으로 되팔아 고수익을 올리는 지금

 

사막에서 독수리가 하늘을 날며 먹이를 찾는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날카로운 눈매로 배회하다 먹이를 발견하면 놀라운 속도로 내려와 공격합니다. 강력한 부리와 발톱으로 먹이를 죽입니다.

기업 세계에도 이러한 독수리가 있습니다. 독수리처럼 살아 있는 먹이는 물론 썩은 고기도 마다하지 않고 먹어대는 이것은 바로 벌처펀드(vulture fund)입니다. 부실기업이나 파산기업, 부실채권 등을 싼 값에 사들였다가 나중에 비싼 값으로 되파는 자금을 가리킵니다. 참고로 벌처(vulture)는 콘도르 종류에 속하는 대머리 독수리를 말합니다.

벌처펀드는 썩은 고기도 마다하지 않고 먹는 독수리처럼, 부실기업이나 정크본드(junk bond,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생하는 고위험·고수익 채권)를 주요 투자대상으로 삼습니다.

자칫 파산할 수도 있는 기업을 싼값에 인수한 후, 경영을 정상화해서 비싼 값에 되팔아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래서 벌처펀드는 고수익, 고위험의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벌처펀드는 고수익을 노리는 헤지펀드나 투자신탁회사, 투자은행 등이 설립, 운용합니다. 운영방식은 부실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회사를 회생시킨 후 되파는 방법 외에, 부실기업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주주의 권리 행사로 간접 참여하는 방법, 부동산 등 일부 자산만 인수해 비싸게 파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면서 주주총회 대결을 이끈 미국계 헤지펀드 얼리엇 매니지먼트도 대표적인 벌처펀드 중 하나입니다.

벌처펀드는 부실기업이 아닌 부실국가에서도 등장합니다. 2014년 아르헨티나를 디폴트 위기로 몰아넣은 것도 바로 벌처펀드입니다. 이들은 채무위기에 직면한 아르헨티나의 채권을 싼값에 사들였고, 

아르헨티나는 2014년 6월 13억 3,000만 달러에 달하는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놓였습니다. 미국 헤지펀드 사는 바로 원금과 이자를 갚으라며 아르헨티나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미국 연방대법원은 결국 헤지펀드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처럼 부실기업이 아닌 부실국가에도 손을 뻗는 벌처펀드의 행태는 국제사회의 규탄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미국의 판결에서 보듯 금융권에 관대한 외국의 법은 벌처펀드의 성장을 부추길 뿐입니다.

 

 

 

 

 

728x90

 

 

728x90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