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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기싸움에 휘청거리는 무역 자유화 TPP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을 잇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


여러분, TPP라는 용어를 들어보셨습니까? TPP는 'The Trans-Pacific Partnership'의 약어로, 흔히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으로 불립니다. 태평양 연안의 광범위한 지역을 하나의 자유무역지대로 묶는 협정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일본, 미국, 호주, 캐나다 등 12개 국가들이 무역 장벽을 없애고 시장을 개방해 무역 자유화를 이룩하자는 취지로 설립됐습니다. TPP의 규모는 실로 엄청납니다. 12개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 합계가 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36.8%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세계 무역 시장을 송두리째 뒤흔들 수도 있는 TPP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앞장서서 추진하며 공을 들이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입니다. GDP 규모에서 일본(4,715조 원)을 제치고 미국(2경 585조 원)에 이어 세계 2위로 등장한 중국(1경 2,995조 원)은 일본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입니다. 또한 미국으로서도 중국이 뒤를 바짝 쫓아오는 현실이 결코 기분 좋은 일은 아닙니다. 국제무대에서 중국이 급부상하며 가뜩이나 일본과 미국의 심기가 불편한 가운데, 최근 중국이 앞자서서 2016년 2월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을 출범시킨 것도 한 원인이 됐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일본이 이처럼 공들인 TPP가 2017년에 들어서며 붕괴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흥미롭게도 TPP의 붕괴를 부추긴 나라가 바로 미국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6년 대통령 선거 유섹간 내내 TPP, FTA 등 각종 무역협정이 미국 내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며 TPP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2017년 1월, 백악관의 주인이 되자마자 취임 3일 만에 TPP에서 탈퇴하는 서류에 서명했습니다. 트럼프가 자국의 이익만을 강조하며 국제 교역 무대에서 신(新) 고립주의를 선언하자 가장 당황한 국가는 일본입니다. 일본은 '큰형'인 미국을 앞세워 아시아와 세계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중국을 견제할 생각이었는데, 트럼프의 무역 고립주의 선언으로 큰 혼란을 빠진 것입니다. 이처럼 트럼프의 아집과 독단으로 TPP 회원국이 각자도생(各自圖生)을 외치고 있는 가운데 돌아서서 웃는 국가가 있습니다.

 

 

 

 

 

 


중국은 TPP와 유사한 형태의 자유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RCEP)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RCEP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역협정으로 현재 한국, 일본, 브루나이, 태국, 호주 등 16개국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협정이 체결되면 20조 달러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거대 무역 협정이 될 전망입니다. 2012년 처음으로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이 시작됐고 지금까지 16차례의 협상이 있었지만, 몇몇 요소에 대한 합의가 지연되면서 체결에 난항을 겪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TPP 탈퇴를 공식 선언하면서 RCEP의 체결에 속도 붙을 것으로 중국은 내심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미국이 빠진 TPP 11개 회운국이 최근 포괄적. 점진적 TPP(CPTPP) 추진에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일본 등 11개 회원국은 2017년 11월, 베트남 휴양도시 다낭에 모여 미국이 없는 CPTPP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11개국으로 출발하는 CPTPP는 TPP에 비해 힘이 빠진 모습입니다. 미국이라는 맹주가 빠진 자리에 일본이 큰 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미국이 있던 TPP의 규모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의 36.8%에 달했지만 CPTPP는 3분의 1 수준의 12.9%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CPTPP 11개 회원국의 2016년 교역규모는 3,560억 달러(약 398조 원)에 달해 미국이 없어도 CPTPP가 세계 경제의 거대 시장임은 확실합니다. 내심 TPP의 붕괴와 함께 RCEP가 체결되길 원했던 중국은 씁쓸한 입맛을 다시고 있습니다.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중국이 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기 때문입니다. CPTPP가 현재 합의 마치고 발족을 앞두고 있지만, 중국이 주도하는 RCEP의 협상이 한창입니다. RCEP와 TPP에 모두 참여하고 있는 호주, 말레이시아 등 7개국이 CPTPP에 더 우호적인 것도 중국으로서는 골칫거리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인도가 서비스 산업부문에서 개방을 꺼리고, 제조업 분야에 해외투자를 받아들이는 것을 주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처럼 세계경제는 주도권을 놓고 일본이 선봉에 선 CPTPP와 중국 주도의 RCEP가 격돌하는 양상 속에서 최대 피해자는 단연 미국입니다. 미국의 트림피즘(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 0에 매몰된 가운데 세계경제는 각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고립주의 정책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계속 고집하며 적대국은 물론 동맹국마저 동요하게 만들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입지가 사실상 무너지고 있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우리나라 상황은 어떨까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미국의 보호무역, 고립주의 체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을 대체할 새로운 무역 시장을 찾아내는 게 무엇 보다 중요한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무역 협정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체결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미국의 TPP 탈퇴 이후 새롭게 재편될 세계 무역경제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이에 주의를 기울이며 현명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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