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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경제상식 매몰비용

이미 지출됐기 때문에 회수가 불가능한 비용

 

"가다가 중지하면 아니 간만 못하다"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한 번 일을 시작했으면 끝까지 놓지 않는 근성을 가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경제활동에서도 끝장을 보려는 심리가 작용하게 마련입니다. 시작한 일이 성공 가능성이 낮거나 잘못된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동안 투자한 것이 아까워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즉, 본전을 뽑아야 직성이 풀리는 것입니다.

이처럼 본전 생각이 나서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집착하는 것을 경제학에서는  '매몰비용의 오류(sunk cost fallacy)'라고 합니다. sunk는 '(물 따위에) 가라앉다'는 뜻이고, 이를 번역한 우리말 매몰은 '보이지 않게 파묻거나 파묻힘'이라는 뜻입니다.  즉 매몰비용은 '이미 지출해서 회수가 불가능한 비용'을 말합니다. 

물건이 강이나 바다에 가라앉아 버리면 다시 건질 수 없듯이 비용이 과거 속으로 가라앉아 현재 시점에 다시 쓸 수 없다는 뜻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미 '엎질러진 물' 인셈입니다.

매몰비용은 일반적인 고정비용과는 다릅니다. 공장, 토지 등으로 대표되는 고정비용은 팔아서 현금화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매몰비용의 대표적인 예로는 무엇이 있을까? 동물원 입장권이나 영화 관람료, 콘서트 티켓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봅니다. 친구들과 영화나 연극을 보러 갔습니다. 내용이 너무 재미없고 지루해서 '중간에 나와서 맥주라도 한잔할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미 낸 관람료가 아까워서 끝까지 참고 봅니다. 콘서트 티켓 역시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티켓을 10만 원을 주고 티켓을 다시 사거나, 아무리 유명한 가수라도 20만 원(잃어버린 티켓을 값까지 생각해서)이나 지불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냥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때는 분실한 10만 원짜리 티켓이 매몰비용이 됩니다.

 

 

 

 

주식이나 부동산 시세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주식 가격으로 크게 떨어지면 차라리 손절매(주가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해 보유 중인 주식을 손해를 감수하고 매입 가격 이하로 파는 것)를 해야 하는데, 원금 생각이 나서 하지 못합니다. 아파트 역시 가격이 떨어지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파는 것이 차라리 나을 수 있는데, 본전 생각이 나서 팔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게 됩니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탈원전 정책으로 발생한 매몰비용도 이와 같습니다. 1조 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에 따른 매몰비용이 1,226억 원이나 다시 발생했습니다. 이처럼 사업 백지화에 따라 그동안 발생했던 비용이 모두 매몰비용이 된 것입니다.

앞서 애기한 것처럼 매몰비용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다시 돌려받을 수 없는 비용입니다. 그러니 과거 지출에 연연하지 말고 새로운 대안을 찾는 것이 상책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과거에 투입한 매몰비용에 미련과 안타까움이 남아 불합리하게 집착합니다. 이것이 바로 '매몰비용의 오류'입니다.

매몰비용의 오류를 저지르는 대표적인 예로는 카지노 등 도박판을 전전하는 사람들을 들 수 있습니다. 한두 번 돈을 잃으면 그만 손을 털고 일어나야 하는데, 기어코 본전을 되찾고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욕심으로 도박을 계속하다가 결국 남은 돈마저 잃거 됩니다. 

본전 생각이 간절할수록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 또 유명한 예는 '콩코드의 오류'입니다. 초음속 여객기 중 하나인 콩코드는 영국과 프랑스가 협력해서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소음과 대기오염 등의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그리고 탑승객 수가 한 번에 100여 명 정도에 그쳐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처음 콩코드 개발에 관심을 보였던 미국은 경제성과 소음 등과 같은 문제점을 알고 나서는 개발을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기존에 퍼부은 막대한 투자비용이라는 본전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초음속 여객기 개발을 지속해 마침내 상업은행을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앞서 애기한 기술적 문제점과 수익성 부족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미국은 매몰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 반면, 영국과 프랑스는 매몰비용에 얽매여 손해 보는 결정을 한 셈입니다.

 

 

 

 

슬기로운 경제생활-전방산업

전체 생산 흐름에서 기준이 되는 산업보다 최종소비자에게 가까이 위치한 산업

 

전방산업과 후방산업은 전체 생산흐름에서 산업의 앞뒤에 위치한 업종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제품의 소재를 주로 만드는 업종을 후방산업, 최종 소비자가 주로 접하는 업종을 전방산업이라고 보면 됩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대한 유업'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대한 유업에 우유를 납품하는 낙동 산업은 대한 유업의 후방산업입니다. 또한 대한 유업은 일반 소비자에게 우유를 판매하기도 하지만 제과업체에 우유를 납품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제과업체는 대한 유업에게는 전방산업이 됩니다. 제과업체의 입장에서는 낙농산업과 대한 유업이 모두 후방산업이 됩니다.

전자산업은 어떨까? 전자산업의 입장에서도 반도체 업체가 후방산업입니다. 물론 반도체 업체의 입장에서는 전자산업이 전방산업이 됩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OLED 디스플레이 등과 같은 부문이 전방산업입니다. 이에 비해 반도체 장비·소재·부품 등은 후방산업입니다.

전체 생산 흐름으로 보아 산업을 전방산업과 후방산업으로 나누지만, 한 산업의 경기에 따라 전방산업과 후후 방산업에 미치는 연관효과가 특별히 큰 산업 분야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산업이 불황에 빠졌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럴 경우 후방산업인 부품업체, 제철업체 등 소재를 만드는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입니다. 전방산업인 타이어업체나 자동차 판매업체도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전방산업과 후방업체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전후방 산업연관효과'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업종 가운데 전후방 산업 연관효과가 가장 큰 것은 바로 철강산업입니다. 전방효과는 특정산업이 다른 산업에 얼마나 판매되는지, 후방효과는 특정산업이 다른 산업 생산물을 얼마나 많이 구입하는지를 따집니다. 자동차, 선박, 가전제품, 건설에 이르기까지 철강제품이 쓰이지 않는 산업이 없기 때문에 철강산업의 전방효과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철강산업은 대형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기계나 설비구입 규모 역시 엄청나 후방효과도 가장 큽니다.

이처럼 전후방산업 연관효과가 크다는 것을 그만큼 투자, 고용, 성장 둥과 같은 모든 면에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밴드왜건 효과

어떤 재화의 수요가 증가하면 사람들이 덩달아 움직여서 수요가 더욱 증가하는 현상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남에게 이끌려 덩달아 같이 하게 되는 것을 뜻합니다. 이처럼 군중심리에 영향받아 따라 하게 되는 현상을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라고 합니다.

밴드왜건은 서커스나 정치집회 때 행렬의 맨 앞에서 밴드를 태우고 다니며 분위기를 유도하는 자동차입니다. 서커스단이나 곡마단이 들어오면 행렬의 맨 앞 밴드왜건을 운행하면서 북을 치고 드럼펫을 연주합니다. 그러면 어린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궁금해서 모여들고, 이를 본 다른 사람들까지 몰려듭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수백 년 전부터 밴드왜건과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명절이나 마을행사가 있을 때 농악대가 풍악을 울리며 길놀이를 해서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사실 밴드왜건 효과는 정치용어로 먼저 사용됐습니다. 184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후보로 출마한 재커리 테일러(결국 제12대 대통령으로 선출됐습니다)의 선거운동을 위해, 유명한 서커스 광대인 댄 라이스가 밴드를 결성해 유권자들을 공략한 데서 비롯됐습니다. 이처럼 중요한 행사 때 현란한 음악을 연주하면 약발이 먹히게 마련입니다.

 

 

 

 

현대 정치에서 밴드왜건 효과는 '될 사람을 뽑자' 라는 의미로 통용되기도 합니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실시되는 여론 조사에서 지지율이 높은 정치인에게 표가 몰리는 현상도 밴드왜건효과 중 하나입니다.

밴드왜건효과는 경제학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개념입니다. 소비에는 대개 수요의 법칙이 작용하지만, 때로는 가격과 관계없이 수요가 폭발하는 예외 현상을 보입니다. 앞서 애기한 것처럼 남들이 특정 제품을 사는 것에 자극받아서 덩달아 같이 사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퀴즈 하나 냅니다. 사람들이 모두 특정 제품을 사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지만 나 혼자만 그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현상은 무엇이라고 할까? 정답은 스놉 효과(snob effect)입니다.

스놉 효과가 작용하면 많은 사람이 서로 사려고 하는 인기 제품을 소비하지 않습니다. 즉, 우월감에 빠져서 남들이 구입하는 제품을 깔보고 사지 않는 것입니다. '나는 다른 이들과 달라'라는 생각이 강하게 작용하는 겁니다. 다른 사람들과 구별 짓고 한 마리 우아한 백로처럼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행태를 보이기 때문에 다른 말로는 '백로 효과'라고도 합니다.

스놉 효과의 대표적인 예로는 값비싼 고급 기구, 좀처럼 얻기 힘든 한정판, 희귀 예술품을 갖고 구매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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