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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경제생활-마이너스 금리

금리가 0% 이하인 상태에서 은행에 예금할 때 이자 대신 수수료를 내야 하는 상황

 

은행에 돈을 넣으면 단돈 10원의 이자라도 생긴다는 게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바로 마이너스 금리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금리(金利)가 마아너스(-)라니, 무슨 소리일까?

마이너스 금리는 말 그대로 0% 이하의 금리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이너스 금리로 부르지만 해외에서는 네거티브 금리(NIR:Negative Inerest Rate)로 통용됩니다. 마이너스 금리인 상황에서 은행에 돈을 맡기면(예금하면) 이자(예금이자)를 받기는커녕 보관료를 내야 합니다. 

기존의 은행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꾸는 개념인 셈입니다.

예를 들어 예금자 홍길동이 시중은행인 A은행에 돈을 맡기면 A은행은 이 돈의 일정 비율을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 맡깁니다. 이를 '지급준비금'이라고 합니다. 이에 따라 홍길동은 A은행, A은행은 한국은행으로부터 예치한 금액에 대한 이자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에서는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맡겨야 하는 지급준비금 비율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해, 돈을 맡겨도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관료를 내야 합니다.

그러면 A은행은 돈을 예치한 사람에게도 보관료를 받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굳이 은행에 돈을 맡겨 보관료를 내기보다 직접 갖고 있는 게 이득입니다. 은행 역시 한국은행에 예치해 보관료를 내기보다 일반 고객들에게 낮은 이자를 받더라도 대출해주는 게 훨씬 낫겠습니다.

이처럼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에 있는 돈을 시중에 풀게 만들어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법입니다.

 

 

 

 

 

마이너스 금리는 이미 유럽의 일부 국가와 일본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2014년 6월 유럽 중앙은행(ECB)의 유로존 19개국과 스위스, 스웨덴이 차례로 도입했고, 아시아 국가에서는 최초로 2016년 1월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습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제로 수준이던 기준금리를 0.1%로 내린 것입니다.

이들 국가들은 경기가 디플레이션, 즉 침체에 빠질 우려가 커지자 중앙은행이 돈을 시장에 돌게 만들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택했습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미국이 달러를 풀어 경기를 살려낸 양적완화와 비슷한 이치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 달러를 더 많이 찍어내 시장에 푸는 양적완화를 통해 경기를 살린 반면,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에 쌓여 있는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겠다는 취지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과연 핑크빛 미래를 보장할까? 우선 은행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은행 등 금융 산업의 희생만을 강요한다는 입장입니다. 은행의 수익은 크게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실행되면 대출과 예금 금리의 폭이 줄어들면서 은행의 수익이 큰 폭으로 감소합니다.

그 결과 마이너스 금리를 받아들인 유럽계 은행들의 2016년 손실 규모가 최대 40억 유로(약 5조 4,497억 원)에 이르렀고 미쓰비시 UFJ, 미쓰이 스미토모 등 일본의 대표 은행들은 2016년 2분기에 사상 최악의 경영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낮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은행을 찾던 예금자의 발길이 뚝 끊어졌기 때문입니다.

 

최근 일본의 고령자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장롱예금' 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오히려 보관료를 내야 하니 차라리 집에 보관하는 게 낫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생명보험연구소 다이이치에 따르면 일본인들이 있는 돈은 약 40조 엔(430조 원)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8%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

일본의 지폐 유통액이 사상 최대로 늘어난 것도 마이너스 금리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2016년 12월 일본의 지폐 유통액은 100조 4,661억 엔(약 1,020조 8,662억 원)으로 사상 처음 100조 엔을 돌파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시장에 현금이 돌면 자연스레 개인의 소비와 투자가 활성화될 거라 기대하고 있지만 이들이 과연 현금을 소비에 쓸지, 장롱예금에 넣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엔 젠가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거의 불가능합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은 신용도가 낮고 화폐가 기축통화가 아니어서 마이너스 금리 도입 시 자본 유출의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입장입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1.75%(2019년 2월 기준) 수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제로금리도 아닌 마이너스 금리를 곧바로 도입할 이유는 없습니다. 더욱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일본, 유럽의 은행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마당에 이들과 전철을 밟을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슬기로운 경제생활 - 예대마진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액으로, 금융기관의 주 수입원

 

예대마진이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의 차이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한 은행이 예금금리로 4%를 지급하고 대출금리로 10%를 받는다면, 둘 사이의 차액인 6%가 예대마진입니다.

우리나라 은행에서 예대마진은 전체 수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2015~2018년 6월까지 은행별 예대금리 수익 내역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국내 은행의 예대마진이 약 109조 원에 이른단고 합니다. 이 수치를 통해 예대마진이 은행의 수입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대마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보다 비판적인 시각이 더 많습니다. 적극적으로 투자상품을 개발해서 수익을 내고 투자해야 할 은행이 고객들로부터 받는 이자 수익에만 몰두한다는 시선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계소되는 저금리 기조로 은행의 예대마진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예대마진보다 좀 더 넓은 범위의 수익성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순이자마진(NIM)을 보면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순이자마진은 은행 등 금융기관에 자산을 운용해서 얻은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후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금융기관이 얼마나 수익을 잘 내고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2018년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 은행의 영업실적을 보면 순이자마진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2018년 1분기에는 1.66으로 지난해 기간(1.58)에 비해 0.08% 포인트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저금리 상황 속에서 은행은 예대마진을 올리기 위해 여러 가지 노림수를 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2018년 8월 말에 발표한 '2018년 7월 금융기관 평균금리'에 따르면, 은행의 7월 대출금리는 3.67&로 2018년 6월보다 0.02% 올랐습니다.

반면, 2018년 7월 예금금리는 1.82%로 전달인 6월에 비해 0.05% 내렸습니다. 이처럼 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가 차이가 난 것은 예대마진을 늘리기 위한 은행의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예대마진을 위한 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은 가계부채에 지격탄을 날리고 있습니다. 2018년 4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1,700조 원에 육박합니다. 가계부채는 개인 또는 가계 전체가 은행과 카드회사 등 금융회사로부터 빌린 돈을 말합니다. 금융회사가 가계에 빌려준 돈과 신용카드, 할부판매 이용액(판매신용)의 합계로 이뤄집니다. 과도한 가계부채가 사회적 문제가 되는 지금 예대마진을 높이기 위한 은행들의 대출금리 상승 소식은 쓴웃음을 짓게 합니다.

이러한 수수료 장사에 대한 세간의 비난 때문인지, 국내 은행들은 예대마진을 단계적으로 낮추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은행의 수수료 추이를 매의 눈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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