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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를 동원해 매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업 인수·합병에서 매수 측이 매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는가도 중요한 문제다. 이와 관련해 부채를 대규모로 동원해 표적 기업을 통째로 매수하는 방식을 가리켜 차입 매수(leveraged buyout. LBO)라고 한다. LBO는 사모 펀드와 같은 재무적 투자자가 자주 활용하는 방식이다. 재무적 투자자는 표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부채를 조달한 후, 그 자금으로 기존 주주의 주식을 매입해 소각하고 잔여 주식을 자기 자금으로 매입해 경영권을 장악한다. 이로써 표적 기업의 자기 자본 규모는 재무적 투자자가 출자한 자본금 수준으로 대폭 축소되고, 부채 규모는 기존의 부채에 매수 자금으로 조달한 부채가 추가되어 크게 증대된다. 이처럼 LBO 목적으로 발행된 채권은 투자 적격에 미달하는 정크 본드가 된다.

흔히 인수·합병의 근거로 시너지가 제시되지만 LBO의 경우에는 한 투자 집단이 부채를 대거 동원해 회사를 전격 매수한 것에 불과하므로 시너지에 의해 인수·합병이 이뤄졌다는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LBO에는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는 것이 금융경제학의 정설이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 째, 주로 LBO의 대상이 되는 기업들은 부채 활용도가 낮고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기업들이 많다. 따라서 부채를 대거 동원하는 LBO 방식의 기업 인수는 표적 기업의 부채를 적정 수준으로 높여 절세 효과를 거둠으로써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둘째, LBO는 흔히 외부의 투자 세력이 표적 기업의 경영자를 영입해서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가리켜 경영자 매수(managemetn buyout, MBO)라고 부르며, 매수 세력에서 영입한 경영자에게는 경영을 출자한 것으로 간주해 주주의 지위가 부여된다. 따라서 매수 후 회사 사정을 잘 아는 경영자에게 주주의 지위까지 부여해 경영을 맡김으로써 겨요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즉 MBO에 영입된 경영자에게는 단지 경영자의 신분이 아니라 주주의 자격이 주어지므로, 주인·대리인 문제에 매몰되지 않고 회사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매진해야 할 유인 동기가 작동한다.

이처럼 MBO 방식으로 LBO를 추진할 경우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LBO가 경영자에게 당근이 될 수 있는 여유다.

 

셋쩨. LBO로 인해 부채와 금융 비용이 크게 늘어나 회사가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영자는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회사의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회사에 현금 유동성이 풍부하면 자칫 경영자가 방만해질 수 있으므로, LBO를 통해 금융비용의 부담을 높임으로써 경영자를 긴장시키는 방식으로 주인·대리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LBO가 경영자에게 채찍이 되는 이유다. 실제로 실증 연구에 따르면 LBO가 기업 가치를 높인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표적 기업 주주들이 프리미엄을 받고 주식을 넘겼고 LBO 이후 재상장을 시도하면서 주가가 높아진 경우가 많으므로 전체적으로 LBO에 의해 기업 가치가 증대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LBO 이후 높은 금융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도산한 기업들도 적지 않으므로 LBO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는 비판론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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