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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바일의 언캐리어 전략

 

한 가지의 흥미로운 점은, FCC의 결정이 옳았다는 것이다. FCC가 판단한 스프린트와 티모바일의 합병 불가 사유가 '시장 경쟁구도 약화' 인데, 두 기업의 합병이 불발된 후 티모바일은 독자 생존을 내세우며 전혀 새로운 시장 경쟁을 주도 했다.

기존의 이동통신 회사들이 높은 요금제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가운데 24개월 단위로 최신 스마트폰에 높은 보조금을 제공하여 고객을 유도했다면(한국이나 미국이나 큰 차이가 없던 시절) 티모바일은 고가의 보조금이 아닌 통신 서비스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앞세운 '언캐리어(Uncarrier)' 전략을 통해 고객의 관심을 모았다.

합병이 불발된 2014년부터 시작된 티모바일의 언캐리어 전략은 매 분기 다양한 버전을 보여주었는데,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더 이상 보조금 경쟁을 하지 않겠다. 우리는 통신 서비스의 본질을 추구할 것" 이라고 한점이었다.
즉, 보조금으로 고객에게 최신 스마트폰을 싸게 제공하여 현혹하는 대신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혹은 가족 단위 결합 요금제와 같은 보다 통신 서비스에 근접한 전략을 취했다.

 

초기에는 다른 경쟁사들이 후발 사업자인 티모바일의 그런 순진하 전략은 실패할 것이라고 코웃음을 쳤지마 1위 업체 버라이즌(Verizon)과 2위 업체 AT&T가 나란히 티모바일의 언캐리어 전략을 벤치마킹하며서 결국 티모바일의 새로운 도전은 미국의 이동통신 유통환경을 바꾸어 놓았다.

티모바일이 내세운 언캐리어 전략은, '캐리어[(Carrier) 통신사]' 의 구태의연한 전략이 아닌 정반대의 '언캐리어(Uncarrier)' 를 내세움으로써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의 대안을 주었다는 데에 의미가 있으며, 이동통신 시장에서 4위에 그치던 티모바일이 스프린트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선 동력이 되기도 했다. 만약 손정의 회장의 의도대로 스프린트를 통한 티모바일 인수가 성공했다면 지금과 같은 변화느 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미국 시장 분석에서는 단순히 통신사들의 변화만 살펴볼 것은 아니다. 단말기 완전 자급제를 준비하는 한국에게, 통신 서비스의 변화는 티모바일의 사례를 통해 살펴볼 수 있지만 단말기 유통 시장은 다른 곳에서 힌트를 찾아야 한다. 통신사들이 더 이상 보조금 경쟁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미국의 사용자들은 여전히 어디선가는 스마트폰을 구매할 것이다. 답은 온라인에서 찾을 수 있다. 한때 미국의 사용자들도 한국에서처럼 당연한 듯 통신사들의 매장에서 휴대폰을 구매했다.

 

그러나 미국 시장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2월, 미국에서는 한국의 단말기 완전 자급제와 유사한 '언라곤 합법화' 정책이 도입되었다. 언락폰[(Unlock phone) 공기계]이라 하면, 특정 통신사가 아닌 여러 통신사를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형태의 휴대폰으로, 그전까지 미국의 이동통신사들은 자신들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된 스마트폰은 다른 통신사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캐리어락(Carrier lock)' 을 설정했다.

그러나 언락폰 합법화를 통해 미국의 사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여러 통신사의 요금제와 서비스를 비교하여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덕분에 2015년 이후 미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다양한 스마트폰 브랜드들이 경쟁을 펼치게 되었다. 비록 아직까지는 미국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 LG 전자의 점유율이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새로운 브랜드들의 출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온라인 스마트폰 제조사인 미국의 '블루(BLU)' 를 꼽을 수 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느 스마트폰은 아이폰이나 갤럭시가 아닌 블루의 스마트폰이다. 아마존 판매 점유율이 30%을 넘어설 정도이다.

블루의 최대 장점은 가격 대비 성능이다. 보급형 스마트폰 가격이 50달러 수준이며 프리미엄 라인업인 경우에도 200달러 이내이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의 배경을 살펴보면, 첫째 비결은 철저하게 단말기 자급제 시장 특화 제품을 개발한 것이다. 특정 통신사와의 번들링 판매가 아닌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직접 고객에게 판매함으로써 불필요한 유통비용과 재고 부담을 줄였다.

 

 

 

 

둘째 비결은 중국의 제조 능력을 활용한 대량생산이다. 부품과 인건비가 낮고 상대적으로 제조능력이 뒤받침된 중국의 OEM 생산 공장을 활용하여 저가의 생산 원를 구현한 것이다. 블루라는 회사는 마케팅과  판매에 집중하고, 그 외의 연구개발과 생산은 중국 OEM 기업에 맡긴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런 미국 이통통신 시장의 변화는 자연스레 이통통신사들로 하여금 고가 스마트폰의 번들링 판매에서 벗어나 앞서 설명한 티모바일의 언캐리어 전략과 같은 요금제와 서비스 경쟁으로 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다양한 스마트폰 브랜드 경쟁으로 사용자들은 더 저렴한 스마트폰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언락폰, 즉 단말기 자급제 시장이 낳은 결과이다. 단말기 완전 자급제를 추가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에 따르면, 해외 단말기나 중고 단말기 시장이 활성화되는 등 제조사들 간 경쟁이 촉진되면, 단말기 가격이 평균 20만원 정도 인하될 것으로 가정해 연간 4조원(이통 3사 연간 구매 고객 2,000만 명 기준)가량의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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