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카메라 하이네켄

몰래카메라 하이네켄

남자들, 특히 유럽 남자들에게 축구란 인생에서 그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소중한 것입니다.

중요한 축구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아마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서 아무 약속도 잡지 않을 것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와 AC밀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필 그날 여자 친구나 직장상사, 지도교수가 같은 시간에 열리는 클래식 공연에 꼭 가야 한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공연을 보자니 여자친구나 직장, 혹은 학점을 잃을지도 모르는 난국이다.

 

모두가 공범!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몰래카메라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Heineken) 은 이런 가정을 실제 현실로 옮겼습니다. 이 시합과 같은 시간에 열리는 가짜 클래식 콘서트를 기획한 다음 AC밀란의 열혈 팬들을 대상으로 가혹한 시험에 나섰다. 그들이 여자 친구나 상사, 교수들이 이벤트의 조력자로 깜짝 연기를 펼쳤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와 AC밀란의 경기를 희생해야 하는 거네요?"

상사의 부탁을 받은 한 기자는 침통한 표정으로 고객을 숙였습니다. 여자 친구의 부탁을 받은 한 기자는 침통한 표정으로 고객을 숙였습니다.

여자 친구의 부탁을 받은 남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경기가 열리는 날 이들은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떨떠름한 표정으로 하나둘씩 콘서트가 열리는 공연장의 객석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렇게 축구 경기를 포기하고 공연장에 나타난 AC밀란의 팬들이 1,000명을 넘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15분이 지나자 그들의 얼굴에는 지루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이때 무대 정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유머러스한 글귀가 한 문장씩 차례로 나타났다 사라졌습니다.

"상사에게 못한다고 말하기 힘들죠?"

"여자 친구에게도 싫다고는 못하죠."

마치 자신의 마음을 들키기라도 한 듯 남자들은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어떻게 이 경기를 안 볼 생각을 했죠?"

마침내 축구 이야기가 나오자 남자들은 격하게 공감한다는 듯 환호합니다. 어느새부터인가 연주곡이 챔피언스리그 주제가로 바뀌어 있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무대 뒤 대형 스크린에 축구 중계 화면이 등장한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레알 마드리드와 AC밀란 선수들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입니다.

관객들은 환호와 함께 박수를 쏟아냅니다. 이때 잠시 하이네켄 로고가 등장합니다. 그 이후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들은 행복한 기분으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축구 경기를 시청했습니다.

 

 

 

 

공감이 마케팅을 만들어낸다!

이 이벤트는 단순한 실험에서 끝나지 않고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제작되어 스카이스포츠를 통해서 방영되었으며, 150만명 이상의 시청자들이 이 방송을 시청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다음날 뉴스에 이 이벤트가 소개되자 1,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뉴스를 통해서 이 이벤트를 알고 동영상을 찾았으며, 이후 2주 만에 인터넷을 통해 500만 명의 네티즌이 이 이벤트를 시청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또 수많은 팬들이 블로그와 포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이벤트에 대한 감상평을 남겼습니다.

하이네켄의 브랜드가 직접적으로 노출된 것은 축구 중계가 시작되기 전 5초 정도에 불과했지만, 이벤트 이후 파급력은 엄청났습니다. 방송과 SNS를 통해서 전세계 사람들에게 알려졌을 정도입니다.

이 몰래카메라 동영상은 지금 이 순간에도 유튜브를 통해서 셀 수 없을 만큼 반복적으로 재생되고 있으며,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도 곧 대열에 뛰어들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케팅 공부

몰래 하는 마케팅이 더 재미있다! 몰래카메라 마케팅

하이네켄의 성공 이후 다양한 몰래카메라 형식의 마케팅이 나타났습니다. 그중 LG가 해외에서 진행한 몰래카메라 영상은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회사의 창문을 TV로 대체해 실제 배경처럼 보이게 한 후 면접자들이 그 앞에서 면접을 봅니다. 

그런데 이때 운석이 충돌하는 장면이 보인다면 어떨까? 면접자들은 운석이 떨어지는 장면에 혼비백산했고 뒤로 넘어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결국 몰래카메라인 걸 알자 웃으며 허탈해하는 사람, 욕을 하며 나가는 사람등이 있었다.

또 LG는 얼리베이터 바닥에 TV를 설치해 바닥이 꺼지는 몰래카메라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바닥이 사라지는 것에 놀란 사람들이 황급히 구석으로 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LG가 진행한 2가지 몰래카메라 홍보 영상의 핵심은 LG TV의 화질이 실제와 동일하게 보이는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LG는 자신의 기술력과 몰래카메라를 통한 재미,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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