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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전-우리 물건 싸게 팔게 세금 많이 내 스무트-홀리 관세법

1930년 대공항 당시 미국의 보호 무역을 위한 관세법으로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법

 

최근 미국과 중국 사이가 심상치 않습니다. 양국이 상대방을 향한 공방을 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나라 간 경제, 특히 무역 애기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2018년 7월 10일 대중(對中) 수입의 절반에 달하는 2,000억달러(약 223조원)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추가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미국이 2018년 7월 6일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에 달하는 관세를 매긴 지 불과 4일 만에 이뤄진 조치입니다.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정도면 관세 폭탄이 따로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그냥 앉아 있을 중국이 아닙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 추가 관세 부과에 '보복할 수밖에 없다'며 맞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기 때문입니다. 2018년 7월 6일 340억 달러어치 미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 철퇴를 내린 중국이 어떤 수순을 밟을지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학자들은 도널드 드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미(對美) 무역흑자가 연간 3750억 달러(약 400조원)에 달한다며 중국과의 무역전쟁의 당위성을 옹호하고 있습니다.

이를 반증하듯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15명을 포함해 미국 경제학자 1,140명은 2018년 5월 3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이들은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 무역주의를 시대착오적이라며 맹비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미국경제를 대표하는 집단지성이 일제히 반기를 든 것입니다. 특히 이들 경제학자들은 미국이 지금으로부터 88년 전인 1930년대 대공항을 맞이하게 된 데에는 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린 것이 주된 원인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1930년대 미국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사업가 출신 허버트 후버(Herbert Hoover)는 미국 우선주의' 포퓰리즘 공약을 내세워 1928년 제31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그러나 당선의 기쁨도 잠시였습니다. 1929년 가울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대폭락했습니다. 기업들이 줄파산하고 근로자들은 직장에서 쫒겨나 실업률이 25%대로 치솟았습니다. 대공항으로 인해 미국 경제는 끝없이 추락했습니다. 경제위기에 깜짝 놀란 후버 대통령은 대공항의 해법으로 1930년 6월 17일 '스무트·홀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Act)'을 발동했습니다. 공화당 소속 리드 스무트(Reed Smoot)의원과 월리스  홀리(Willis c. Hawley)의원이 주도한 이 법안은 보호무역의 정책을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법은 2만 여개 수입품에 평균 59%, 최대 400%의 고율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이 정도면 사실상 수입 금지나 다름없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당시 미국 경제학자 1,028명이 후버 대통령에게 보호무역주의를 철회를 요구하는 편지 썼지만, 후버 대통령은 이들 요구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학자 1,140명의 공개서한을 무시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그 결과는 어떠했을까? 후버 대통령은 미국 대공항 초기인 1930년 미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한 관세법이라고 옹호했지만, 미국 관세폭탄에 유럽 국가들도 관세보복으로 맞대응해 세계무역은 급감하고 대공항은 매우 극심한 불황의 늪에 빠졌습니다. 미국 관세정책이 미국 산업을 보호하기는 커녕 더 큰 피해를 준 셈입니다. 스무트-홀리 관세법이 없었다면 대공황이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우스캣소리가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버의 '실패한 길'을 다시 걷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스파링 상대가 바뀌어 중국입니다. 세계 경제 패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총성 없는 전쟁'의 결말이 어떻게 귀결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무역전쟁은 승자가 없는 게임입니다. 양국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에 치명적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미국 압박에 중국이 수출량을 10%만 줄여도 아시아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1% 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미국시장조사 업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 보고서만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미-중 무역전쟁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쳐다봐서는 안됩니다. 중국은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24.8%)이 가장 높은 국가입니다. 미국은 중국 다음으로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12%)이 높습니다. 한국 국내총생산 대비 미국과 중국 무역의존도는 68.*%에 달합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마리 고래'의 싸움에 '한국 새우등'이 터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인 셈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기(氣)싸움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교역구조를 분석해 긴 안목으로 해법을 마련해야 합니다. 고장 난 레코드판처럼 되풀이 되는 애기지만, 한국은 수출시장을 다변화해 중국과 미국 의존도를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원가를 절감해 무역전쟁의 파고를 헤쳐나가야 한다는 애기입니다. 이와 함께 수출 못지않게 내수 산업개발에도 주력해야 합니다. 관광, 서비스 등 내수산업을 진작 시키고, 중소기업을 육성해 결국 수출과 내수가 적절한 균형점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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