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BIG

선물거래란 무엇인가 선물 거래의 진화에 알아보겠습니다.

선물 시장은 역사적으로 농축산품, 광산품 등 상품 선물이 거래되던 시장이었다. 그러던 중 1970년대에 통화(환율), 채권(금리), 주식(주가)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 선물이 추가되었습니다. 그러자 시장의 무게 중심이 상품 선물로부터 금융 선물로 이동했습니다.

 

금융 선물이 등장하다.

 

새삼스럽게 금융 선물이 추가된 배경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환율, 이자율, 주가의 변동성이 왜 1970년대 초부터 높아진 것인지 먼저 설명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알던 것과는 많이 다르지만 그 가장 주된 이유는 전후 브레턴우즈 체제하에서 성립했던 고정 환율제가 1971년 닉슨 쇼크(Nixon Shock)를 계기로 변동 환율제로 이행하게 된 사실 때문입니다. 전후 달러의 가치는 브레턴우즈 협정(1944년)이라는 국제적인 합의를 토대로 금에 고정되어 있었고 그 밖의 통화의 가치는 달러에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축 통화로서 국제 유동성을 공급해야 했던 달러가 미국의 만성적인 무역 적자와 베트남 전쟁의 장기화로 인해 과도하게 방출되어 달러 불안이 지속되었다. 그러던 중 닉슨(Richard Nixon) 미국 대통령이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는 금 태환성(gold convertibility)을 포기함으로써 마침내 고정 환율제가 붕괴하고 말았다. 즉 각국 통화 간의 상대 가격인 환율이 시장에서 다양한 수급 요인에 의해 시시각각으로 변동하는 변동환율제 시대가 개막한 것이다.

그러자 경제 활동 과정에서 여러 나라 통화를 취급할 수 밖에 없는 이들은 환위험이라는 새로운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그런데 환율의 변동은 환위험만을 야기한 것이 아니라 이자율 위험, 주가 변동 위험도 초래했다. 

환율과 이자율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 관계를 가리켜 이자율 패리티(interest parity)라고 하는데, 이 원리에 따르면 환율이 결정되는 외환 시장과 이자율이 결정되는 자금 시장 간에 아비트라지가 개입해, 환율의 변동이 이자율의 변동을 초래하고 이자율의 변동이 환율의 변동을 초래한다. 따라서 1970년대 초 변동 환율제 시대가 열리면서 환율만이 아니라 이자율의 변동성도 높아지게 되었다.

이처럼 환율의 자유 변동에 따라 이자율도 자유 변동하게 되자 채권 가격과 주가의 변동 폭도 덩달아 높아졌습니다. 그 이유는 당연합니다. 채권의 (만기) 수익률 그 자체가 이자율이므로 이자율의 변동은 채권 가격의 변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즉 채권은 이미 확정되어 있는 액면 이자를 투자자에게 지급하는데 시장 이자율이 높아지면 채권의 매력이 떨어져 채권 가격이 하락하며, 반대로 시장 이자율이 낮아지면 확정적인 액면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의 매력이 높아져 채권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또 이자율의 자유 변동은 주가의 변동성을 높인다. 그 주된 이유는 채권과 주식이 서로 대체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이자율이 낮아져 채권 가격이 올라가면 채권의 수익률이 떨어진 셈이고, 그러면 채권의 매력이 낮아져 시중의 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몰리게 되어 주가가 상승한다. 마찬가지로 내려가면 채권의 수익률이 높아지게 되며, 시중 자금이 채권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주가가 하락하게 된다.

이처럼 1970년대 초 국제 통화질서가 변동 환율제로 이행하면서 환율만이 아니라 이자율(채권 가격)과 주가의 변동성도 높아졌고, 이로 인해 환위험, 이자율 위험, 주가 변동 위험을 헤지 하고자 하는 수요가 커졌습니다. 동시에 이들 금융 자산 가격의 변동을 이용해 시세 차익을 얻으려는 투기 수요도 급격히 팽창했습니다. 바로 이러한 금융 환경의 변화에 발맞추어 시카고 상업거래소(CME)는 1972년 IMM(Internation Monetary Market)을 부속 시장으로 개장하고 영국 파운드, 독일 마르크, 일본 엔 등 주요 외국 통화으 ㅣ선물 상품을 거래하기 시작했으며, 1975년에는 미국 정부의 단기 국채(TB), 양도성 예금 증서(CD), 상업 어음(CP)을 대상으로 하는 이자율 선물 상품의 거래를 개시했다. 또 1980년대에 들어서는 유로달러 금리 선물도 상장되었다. 이로써 금융선물의 종류가 다양화되었으며, 시장 일각에서는 희귀종 상품도 등장했다. 날씨 변동 위험을 상품화한 기후 파생상품, 부동산 가격 변동을 상품화한 부동산 지수 선물, 또 개별 기업의 부도 위험을 파는 신용 부도 스와프(CDS)를 지수 화한 상품 등이다. 

 

■ 지금 시장과 외환 시장을 연결하는 이자율 패리티■

이자율 패리티를 설명하기 위해 채권 투자를 예로 들어 봅시다. 채권 투자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는 한국 정부가 발행한 1년 만기 원화채에 투자할지, 아니면 미국 정부가 발행한 1년 만기 달러채에 투자할지 고민 중입니다. 원화채에 투자한다면 1년간 수익률은 '1+국내 금리'가 될 것이며, 달러채에 투자한다면 1년간 수익률은'(1+미국금리)x(1+원 달러 환율의 변동률)' 될 것이다. 달러채에 투자할 경우 수익이 달러로 발생하는데 이를 원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환위험이 발생한다. 원화 환율이 올라가면(즉 원화가 절하하면) 그 비율만큼 원화로 표시한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고, 원화 환율이 내려가면(즉 원화가 절상하면) 그 비율만큼 원화로 표시한 수익률이 낮아질 것입니다. 그래서 투자자가 이런 환율 변동 위험을 막기 위해 미리 국내 파생상품 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는 통화 선물 거래를 해 두었다면 달러채에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 '(1+미국 금리) x(달러의 선물 가격/달러의 현물 가격)'이 될 것이다.

그런데 한국과 미국 간에는 자본 이동이 자유롭기 때문에 시장이 균형이라면 원화채에 투자해 얻은 수익률과 달러채에 투자해 얻은 수익률이 서로 같아야 한다. 따라서 '1+국내 금리=(1+미국 금리)x(달러의 선물 가격/달러의 현물 가격)'이라는 등식이 성립해야 한다. 이 식을 다시 정리하면 '달러의 선물 가격/달러의 현물 가격=(1+국내 금리)/(1+미국 금리)'가 된다.

즉 달러의 선물 가격과 현물 가격의 비율은 양국 간의 금리 차 비율과 같아지는데, 이 금리 차 비율을 가리켜 이자율 패리티라고 합니다. 따라서 선물 환율은 이자율 패리티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이자율 팰리티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자금 시장과 외환 시장 간에 즉각 강력한 아비트라지가 이뤄질 것이며, 그 결과 이자율 패리티 관계를 복원시킬 것입니다. 즉 선물 환율이 이자율 패리티보다 높을 경우에는 달러채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테니 국제 자본이 미국으로 이동해 달러이자를 낮출 것이고 그럼으로써 패리티가 복원될 것입니다.

반대로 선물 환율이 이자율 패리티보다 낮을 경우에는 원화채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테니 국제 자본이 국내로 이동해 원화 금리를 낮출 것이고 그럼으로써 패리티를 복원시킬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국내 금리가 3%이고 미국 금리가 5%라면 달러의 선물 가격과 현물 가격의 차이 비율은 '(1+0.03)/(1+0.05)=0.981'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달러의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에 비해 '1-0.981=1.9%' 낮아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즉 달러가 절하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처럼 채권 투자를 원하는 자는 국내 채권에 투자할 수도 있고 외국 채권에 투자할 수도 있다. 그런데 자본 이동이 자유로운 환경에서는 두 가지 투자 대안의 수익률이 같아야 하므로, 외국 통화의 선물 가격은 양국 채권의 수익률 차이(또는 금리 차)를 반영해 결정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이자율 패리티 원리는 선물 환율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알려 주는 간단한 원리이지만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 덕분에 유대계 선도환 업자들은 이자율 패리티보다 훨씬 비싼 값으로 선도환을 팔고 훨씬 싼 값에 선도환을 매입해 막대한 이익을 누리기도 했다. 어쨌든 이자율 패리티의 중요한 의의는 자금 시장(채권 시장)과 외환 시장 간에 끓임 없이 아비트라지가 작동해 패리티 관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자율의 변동과 환율의 변동이 결코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말해 준다.

 

 

728x90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