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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역사는 서양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습니다. 그렇다고 중동과 아시아에 아무런 역사적 성취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슬람 민족에 의한 인도양 교역의 개척, 중국의 해양 국가로서의 경제 활동은 역사가 오래며, 상업과 화폐 경제의 발전에 있어 동양이 서양을 앞섰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특히 중국의 북송대부터 명대에 이르기까지의 기간(11~14세기)에는 중앙은행이라는 개념조차 없없음에도 제폐가 활발하게 유통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동양에서도 금융의 맹아가 존재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국의 금융은 왜 지체되어 왔나?


그러면 왜 중국은 오랜 사업 발전과 화폐 경제의 역사에도 금융강국이 되지 못한 것일까? 그 이유는 금융의 제도적 발전이 미흡해 상업으로 축적한 부를 자본화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 화폐 경제의 발전은 단지 상업의 일환이었을 뿐, 은행의 발전, 금융 자본의 형성, 자본 시장의 발달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서양은 금융 시장을 키워 민간 자본 주도로 대항해나 철도 건설과 같은 대규모의 포로젝트를 계속적으로 추진했으며, 국가도 식미지를 개쳑하고 교역을 증대하는데 민만 자본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이로써 중국은 중세까지만 해도 상업과 기술의 최첨단을 달렸지만 결국 서양에 밀리게 되었습니다. 중국이 발명한 나침반은 오히려 서양의 대항해 시대를 촉발했고, 중국이 발명한 인쇄술은 서양의 종교 개혁과 근대화를 자극했을 뿐 아니라 지폐 및 은행제도의 보급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렇게 근대화에서 뒤처졌던 중국이 역동적인 모습으로 세계사에 복귀한 것은 덩샤오핑에 의해 개혁 개방이 시작된 1978년입니다.

이후 중국은 "자본주의에도 계획이 있고 사회주의에도 시장이 있다."라는 덩샤오핑의 뜻을 받들어 적극적으로 외자를 도입하고 기술 향상을 도모하며 수출 진흥에 역점을 둠으로써 부를 축적했습니다.


그러면 중국의 금융은 어떤 상태에 있은 것일까? 개혁 개방 이후 중국 경제는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으나 중국의 금융 발전은 지체되어 있습니다. 이를 두고 금융이 발전하지 않아도 경제 발전을 달성할 수 있다는 가설을 제기하는 이도 있습니다. 반드시 시장에 의해 금융 지원이 배분되어야만 효율적인 것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금융의 역할을 부정하는 이러한 사고방식은 매우 위험합니다.

지금까지 중국이 그러했듯이(또 박정희 시절에 그러했듯이) 경제가 '캐치업(chtch-up)' 단계에 있을 때는 따라가야 할 방향이 명확하므로 국가에 의한 금융 자원의 배분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경제 발전의 수준이 캐치업 단계를 벗어나던 한정된 정보밖에 갖고 있지 못한 국가가 자원을 배분하는 것은 비효율, 낭비, 부실, 부패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중국 경제는 지금까지 금융이 옳게 기능하지 않았음에도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즉 저축률이 워낙 높아 투자 재원을 조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는 점도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부가가치 생산성이 낮은 농업부문에서 부가가치 생산성이 높은 제조업 부문으로 노동력을 대량 이동시키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경제가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거대한 중국이라도 점차 유휴 노동력의 풀이 작아질 것이라고 국내 저축을 강제 동원하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어떤 분야에 자원을 집중시켜야 할지 선행 목표가 불투명한 단계에 진입하면 국가에 의한 금융 자원의 배분은 비효율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공산당도 이 문제를 나름대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새로운 경제 발전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금융 발전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며 금융의 발전은 금융의 시장화를 전제로 합니다. 과연 중국은 금융에 시장을 도입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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