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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야기-전통적 통화위기와 신종 통화 위기

 

신흥 시장에서 자본 자유화로 인해 빚어진 통화 위기는 1994년 멕시코 위기가 처음이었습니다. 그 이전에 발생한 통화 위기는 자본수지와 무관한 전통적 통화 위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통적 통화 위기의 주된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동안 개발도상국에서는 국제적인 자본 이동이 규제되었으므로(즉 자본 자유화가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자본 수지형 통화 위기가 발발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당시 문제가 된 거슨 고정 환율제였습니다. 이들 개발도상국은 인플레율이 미국보다 높아 달러화에 대해 자국 통화가 가치가 사실상 하락했음에도 고정 환율을 고수해야 했으므로 자국 통화의 가치가 인위적으로 과대평가되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달러의 환율이 마르크, 엔, 파운드 등 여타 주요국 통화에 대해 실제보다 고평가 되어 있다면 개발도상국의 통화는 달러에 고정(peg)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여타 통화에 대해서도 과대평가될 수밖에 없었으며, 이로 인해 이들 개발도상국의 수출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되었습니다. 그 결과 경상 무역 수지 적자가 심화되고 외환 보유고가 급감하다 마침내 수입 결제에 필요한 최저 안전 수준 밑으로 내려가기도 합니다.

 

이처럼 전통적인 통화 위기는 고정 환율제하에서 통화 가치가 인위적으로 과대평가된 데서 기인했습니다. 이러한 전통적인 통화 위기에 대해 자본 수지형 통화 위기의 패턴은 상이합니다.

자본 수지형 통화 위기는 국제적인 자본 이동의 자유화, 즉 자본 자유화가 이뤄진 새로운 국제 금융 환경에서 발발합니다. 자본 이동이 자유화되면서 위험 대비 고수익률을 추구하는 국제 자본은 경제 성장 전망이 높은 신흥 개발도상국에 유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국제 자본이 대거 유입되면 신흥 개발 도상국 경제는 투자가 활성화되어 경제 봄이 조성되며, 그만큼 국내 수요가 확대되어 수입도 빠르게 증대하면서 경상 무역 수지가 적자로 반전합니다.

그런데 경상 무역 수지 적자는 흔히 거시 경제 운용의 적신호로 작용하지만, 자본 자유화가 이뤄진 환경에서는 반드시 그렇지 않았다.

나라의 경제 운용에 대해 외국 자본으로부터 높은 신임을 얻는 한 외국 자본이 계속 유입되어 경상 무역 적자에도 외환 보유고가 오히려 늘어나기 때문에 경제성장을 견지하며 투자 붐을 이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갑자기 어떠한 이유로 이 나라의 경제 운용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면 외국 자본이 유입에서 유출로 급작스럽게 바뀌면서 사정이 돌변합니다.

 

급격하게 자본 유출이 이뤄지면 신흥 개발도상국은 자국 통화의 고정 평가를 지킬 수 없는 사정에 처하게 되고, 고정 평가를 하향 조정하는 조치를 취하더라도 쉽게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고정 평가의 하향 조정에도 자본 유출이 계속되면, 신흥 개발도상국은 결국 고정 환율제를 폐기하고 변동 환율제로 전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환율 제도의 전환은 더욱 극심한 통화가치의 불안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자본 수지형 통화 위기의 일반적인 패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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