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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경제

통화 스와프와 이자율 스와프

블랙데블 2022. 6. 16.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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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스와프와 이자율 스와프

 

서브프라임 위기로 금융 시장의 불안이 극심하던 시절, 우리나라에서는 달러 유출이 가속화해 비상이 걸렸습니다.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 펀드들이 서브프라임으로 인해 본국에서 입은 투자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평가 이득 상태에 있던 국내 주식을 서둘러 팔고 빠져나가면서 달러 유출 문제가 심화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 2차 외환 위기의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은행 이사회와 중앙은행 상호 간의 스와프 협정(swap arrangement)을 체결한다고 발표 했습니다. 그 내용은 한국은행이 달러 유동성이 부족하면 미 연방준비은행이 약정한 한도 내에서 약정된 환율로 달러를 비상 대출해 주며,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미 연방준비은행이 원화가 부족할 경우 한국은행이 이를 비상 대출해 준다는 쌍방 간의 약속입니다.

이 통화 스와프 협정은 한국의 외환 부족 사태에 미국의 금융 당국이 조건 없이 급전을 대출해 준다는 것을 대외에 천명한 것으로, 외환 시장의 불안을 진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씁니다.

이처럼 중앙은행 간에 스와프 협정이 맺어집니다. 하지만 스와프 거래가 전형적으로 발전한 것은 민간이 참여하는 외환 시장에서 입니다.

 

외환 시장에는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소매 시장과 별개로 금융 기관들 상호 간에 대규모 외환 거래를 실시하는 도매 시장이 크게 발달해 있는데, 이 도매 시장에서는 현물환 거래와 선도환 거래를 동시에 실시하는 외환 스와프 거래가 매우 활발합니다. 예를 들어 한 은행의 외환 딜러가 외환 도매 시장에서 달러를 현물로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합시다. 이로 인해 이 딜러는 달러 쇼트 포지션이 되어 위험에 노출되므로 위험을 회피할 목적으로 달러를 선도 거래로 매입해 두는 반대 방향 거래를 실행하기 원합니다. 이처럼 외국 딜러가 현물환 거래와 선도환 거래를 동시에 반대 방향으로 교차시켜 실행하는 것을 외환 스와프(foreign exchange swap) 거래라고 합니다.

그런데 스와프 협정이나 외환 스와프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스와프 시장이 등장했습니다. 기존의 선도 시장이나 선물 시장에서 만기가 2년이 넘는 계약이 잘 거래되지 않고 있어 기업이나 금융 기관으로서는 중·장기에 걸쳐 발생하는 환위험이나 이자율 위험을 헤지 할 수단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이 시장은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즉 비교적 기간이 긴 환위험과 이자율 위험을 헤지 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스와프 상품이 등장한 것입니다. 

이런 부류의 스와프 상품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기본은 거래 쌍방 간에 현금 흐름을 교환하는 계약을 맺는 것이며, 가장 표준적인 형태는 통화 스와프(currency swap)와 이자율 스와프(interest rate swap)입니다.

 

먼저 통화 스와프부터 살펴봅시다. 우리나라의 한 기업이 미국에 진출하기로 했다고 가정합시다. 이 기업은 단순한 상거래 목적이 아니라 현지에 공장을 짓는 식의 본격적인 투자 진출을 의도하기에, 달러로 지출이 꾸준히 발생하고 이를 원화로 환산하는 데 따른 환위험이 큽니다. 그렇다고 선도환 거래나 통화 선물 거래로 환위험을 헤지 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계약 기간이 2년이 넘는 상품을 얻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침 미국의 한 기업이 우리나라에 투자 진출하기로 했는데, 이 기업 역시 원화로 지출이 꾸준히 발생하는 데 따른 환위험을 어떻게 헤지 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합시다.

이때 양 기업은 서로 상반된 니즈를 갖고 있어 주고받는 거래가 성사될 여지가 있습니다. 즉 한국기업이 미국 기업의 원화 지출을 대신 부담해 주고 미국 기업이 한국 기업의 달러 지출을 대신 부담해 주면 되는 것입니다. 그럴 경우 양 기업은 각기 자국 통화로 지출을 부담하므로 장기간에 걸쳐 환위험을 헤지 한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한국 기업과 미국 기업은 스와프 딜러의 중개로 각기 해마다 일정액을 주고받는 스와프 거래를 체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약 환율을 '1달러=1,000원'으로 고정시키고 향후 10년간 한국기업은 매년 10억 원을 미국 기업에 지급하고 미국 기업은 한국 기업에 매년 100만 달러를 지급하는 계약을 맺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 기업과 미국 기업은 향후 10년에 걸쳐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상기 거래는 단순히 이종 통화를 서로 교환하는 순수한 통화 스와프인데, 이 거래에 고정 금리를 서로 교환하는 이자율 스와프를 결합할 수 있습니다. 

양국 기업이 각기 자국 통화로 채권을 발행하면 상대국 통화로 채권을 발행할 때보다 금리 조건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즉 한국 기업은 달러로 자금을 조달할 때보다 한국에서 원화로 자금을 조달할 때 더 좋은 금리 조건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찬 가지로 미국 기업은 원화로 자금을 조달할 때보다 미국에서 달러로 자금을 조달하면 더 좋은 금리 조건을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기업과 미국 기업이 각기 금리 조건이 더 좋은 자국의 금융 시장에서 각기 자국 통화로 재원을 조달하고 이를 상대방에게 지급하면 쌍방이 모두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예로 들어 봅시다. 현재 환율이 1달러에 1,000원인데, 한국 기업은 미국에서 1억 달러가 필요하고 미국 기업은 한국에서 1,000억 원이 필요하다고 가정합시다.

이때 한국 기업이 한국 금융 시장에서 1,000억 원을 빌리면 이자가 5%이고 미국에서 1억달러를 빌리면 이자가 6%이며, 미국 기업이 미국에서 1억 달러를 빌리면 이자가 5%이고 한국에서 1,000억원을 빌리면 이자가 6%라고 가정합시다.

 

이런 조건에서 스와프 거래를 실시하면 한국 기업은 10년 만기로 1,000억 원의 채권을 발행해 미국 기업에 지급하고, 미국 기업은 10년 만기로 1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해 한국 기업에 지급함으로써 이자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즉 이런 구조의 스와프 거래를 통해 한국 기업은 미국에서 1억 달러의 자금을 연 500만 달러의 지자를 물고 사용한 셈이며, 미국 기업은 한국에서 1,000억원의 자금을 50억 원의 이자를 주고 빌린 셈입니다.

이로써 양 기업 모두에 이자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한 것입니다. 그러면 이후의 현금 흐름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한국 기업은 매년 50억 원에 달하는 이자 비용을 미국 기업을 위해 대신 지급해 주고, 미국 기업은 매년 500만 달러에 달하는 이자 비용을 한국 기업을 위해 대신 지급하게 되며, 만기에는 각기 상대를 대신해 원금을 상환해 주게 됩니다. 이 거래를 통해 양 기업은 이자 비용을 절감했을 뿐만 아니라 이자 지급과 원금 상환에 따른 환위험을 헤지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설명한 통화 스와프와 이자율 스와프가 복합된 거래입니다. 그런데 가상 전형적인 이자율 스와프는 고정 금리로 빌린 채무를 변동 금리로 빌린 채무와 교환하는 거래입니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10년 만기의 자금을 변동 금리로 조달했는데, 이 경우에는 이자율 변동의 위험이 크므로 고정 금리로 바꾸고 싶다고 합시다.

이 기업은 스와프 딜러의 도움을 받아 고정 금리로 재원을 조달했는데 변동 금리로 바꾸고 싶은 상대를 찾아 서로 스와프 거래를 실시하면 됩니다. 그러면 변동 금리로 차입한 기업이 고정 금리로 차입한 기업에 대신 고정 금리를 지급해 주고, 고정 금리로 차입한 기업이 변동금리로 차입한 기업에 대신 변동금리를 지급해 줌으로써 서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스와프 시장은 1980년대 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해 오늘날 거대한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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