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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가격을 구성하는 두 가지 요소

 

블랙·숄스·머튼의 옵션 가격 결정 원리를 이해하려면 난해한 고등 수학을 공부해야 하지만, 전체적인 윤곽을 잡는 것은 사칙연산의 초보적 계산 능력으로도 가능합니다.

먼저 주식 콜옵션을 예로 들어 옵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알아봅시다. 현재 주가가 주당 60달러인데 행사 가격이 50달러인 콜옵션이 있습니다. 이 옵션을 행사하면 60달러의 주식을 50달러에 사서 10달러의 이익을 거둘 수 있으므로 이 옵션의 페이오프는 10달러입니다. 

옵션 가격 이론에서는 옵션을 행사해 얻은 성과인 페이오프를 가리켜 옵션의 본원적 가치(intrinsic value)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콜의 본원적 가치(10달러)는 원자산의 시장 가치(60달러)에서 옵션의 행사 가격(50달러)을 차감한 것이며, 반대로 풋의 본원적 가치는 행사 가격에서 원자산의 시장 가치를 차감한  값입니다. 그런데 옵션 가격(또는 옵션 프리미엄)은 항상 옵션의 본원적 가치를 상회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따라서 옵션의 본원적 가치는 옵션의 최저 가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옵션 가격이 본원적 가치보다 낮을 경우 아비트라지가 작동해 옵션 가격을 최소한 본원적 가치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보서 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현재 주가가 60달러이고 옵션의 행사 가격이 50달러라면 옵션의 본원적 가치는 10달러입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인해 옵션 가격이 본원적 가치에 미달하는 6달러라고 합시다. 이럴 경우 눈치 빠른 투자자라면 즉각 주식을 공매도하고 동시에 콜옵션을 매입합니다. 

이로써 투자자는 공매도에서 60달러를 얻고 콜을 사서 행사하는 방식으로 총 56달러(콜옵션 가격 6달러+콜 행사 가격 50달러)를 들여 주식을 확보하고, 이 주식으로 공매도 포지션을 마감함으로써 아무런 위험 부담 없이 4달러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아비트라지 기회가 발생하면 콜을 사는 물량이 많아져서 콜 가격이 올라가므로 결국 콜의 가격은 옵션의 본원적 가치(주가-행사 가격)에 수렴하게 됩니다. 바로 이러한 아비트라지에 의해 옵션의 가격은 옵션의 본원적 가치 밑으로 내려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옵션 가격이 본원적 가치보다 높게 설정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 첫째 이유는 옵션 가격이 본원적 가치보다 높을 때는 아비트라지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콜옵션의 가격이 12달러이고 행사 가격이 50달러이면 현재 주가가 60달러라고 합시다. 이 경우 옵션의 본원적 가치는 10달러인데 옵션 가격은 그보다 높은 12달러입니다. 따라서 옵션을 구입하고 행사해서 주식을 얻는 데 총 62달러(옵션 가격  12달러+행사 가격 50달러)가 소요되므로 시장에서 60달러를 지불하고 직접 주식을 사는 것이 오히려 유리합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아비트라지 기회가 없으므로 본원적 가치보다 높은 옵션 가격은 아비트라지에 의해 수정되지 않는다. 두 번째 이유는 옵션에는 만기가 있고 만기까지 옵션의 본원적 가치가 현재 수준보다 더 높아질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남아 있으므로 옵션 가격은 본원적 가치를 상회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가리켜 옵션의 시간 프리미엄(time premium) 혹은 시간 가치(time value)라고 부릅니다.

이상의 논의에 따르면 옵션의 가격은 두 가지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옵션의 본원적 가치이고 다른 하나는 옵션의 시간 가치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주가가 60달러이고 옵션의 행사 가격이 50달러인데 옵션 가격이 시장에서 15달러로 설정되어 있다면 옵션의 시간 가치는 5달러입니다.

그 이유는 옵션의 본원적 가치가 10달러(60달러-50달러)인데, 옵션 가격이 이보다 높은 15달러이므로 그 차액인 5달러가 옵션의 시간 가치인 것입니다.

 

그러면 옵션의 시간 가치를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첫째, 만기가 많이 남아 있을수록 옵션의 시간 가치가 높습니다. 주식 콜의 경우, 옵션의 본원적 가치는 주가가 높아질수록 따라서 높아지는 옵션의 기간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은 만기까지 주가가 크게 높아질 가능성의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미래의 본원적 가치를 높이는 요인입니다. 이렇게 보면 옵션의 시간 가치는 옵션의 만기가 다가올수록 작아지며, 옵션의 만기일에는 옵션 가격과 옵션의 본원적 가치가 일치하게 됩니다.

둘째, 주식 콜의 경우 옵션을 발행한 기업이 현금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캐시플로를 내부 유보할 경우 옵션의 시간 가치가 더 높아집니다. 현금 배당을 실시하면 현재 주식을 보유한 자들에게는 이익이지만 옵션을 보유한 자에게는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습니다. 반면 현금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캐시플로를 내부 유보한 기업은 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향후 주가를 더 높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옵션의 시간 가치가 더 높아집니다.

셋째, 원자산(주식 콜의 경우에는 주식)의 가격 변동성이 높을수록 옵션의 시간 가치가 높아집니다. 원자산의 가격 변동성이 높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는 원자산의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옵션 보유자의 입장에서는 옵션이 더 높은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의미입니다.

넷째, 이자율이 높을수록 옵션의 시간 가치가 높아집니다. 그 이유는 콜의 경우 옵션의 본원적 가치는 원자산의 시장 가치에서 옵션의 행사 가격을 뺀 것인데 이자율이 높으면 미래 시점에 행사되는 옵션의 행사 가격이 현재 가치 기준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논의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은 주식 옵션의 가격을 결정하는 데 주가 수익률이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흔히 우리는 위험이 높은 주식은 이를 보상하기 위해 주가 수익률이 높고 그런 만큼 주가가 낮아야 한다고 직관적으로 인식합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주가 수익률은 옵션 가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반면 옵션 가격 결정에서 중요한 것은 주가가 평균값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나 있는가, 즉 변동성을 의미하는 주가의 분산 값입니다. 주가의 변동성은 옵션이 높은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하므로 옵션 가격에 반영됩니다.

이러한 옵션 가격의 결정 원리는 풋옵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풋의 본원적 가치는 행사 가격에서 원자산의 시장가치를 뺀 것입니다. 

즉 행사 가격이 원자산의 시장 가격보다 높을수록 풋의 본원적 가치가 높아집니다. 만일 풋의 가격이 본원적 가치보다 낮을 경우네는 아비트라지가 작동해 양자를 수렴시킵니다.

따라서 풋의 경우에도 본원적 가치가 옵션의 최저 가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풋의 경우에도 옵션 가격은 본원적 가치와 시간 가치로 구성되며, 이때 시간 가치의 결정 요인도 콜의 경우와 대동소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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