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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거래는 복제가 가능하다.

 

현물 거래와 자금 거래를 혼합해 선물 거래를 복제(replication)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다시 밀 농부와 제빵업자의 사례로 돌아가 이 원리를 이해 봅니다.

현재 시장에서 이자율은 10%이고, 밀 현물 1 단위의 가격은 1000원, 선물 1 단위 가격은 1100원입니다.

따라서 시장은 균형 상태에 있으므로 아비트라지 기회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 밀을 생산하는 농부는 밀 현물이 롱 포지션이므로 밀 선물을 매도해 위험을 헤지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밀 농부는 선물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밀 1 단위를 인도하고 1100원을 받습니다.

따라서 이 농부는 밀 현물에 밀 선물을 교차시켜 미래에 출하되는 밀의 가격을 확정 지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농부는 선물을 이용해 헤지하는 대신에 밀을 빌려서 파는 공매도를 실시하고, 동시에 공매도로 얻은 자금 거래를 결합해서 선물 헤지의 효과를 복제할 수 있습니다.

즉 밀을 공매도하면 1000원이 생기고, 이를 10%의 이자를 받고 운용하면 1100원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수확한 밀로 공매도 거래를 마감하면 됩니다. 이처럼 농부는 공매도를 통해 수확한 밀을 처분할 곳을 미리 정해 두고, 동시에 공매도로 얻은 돈을 운영해 미래에 들어올 돈을 1100원으로 확정 지음으로써 선물로 헤지 한 것과 똑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한편 밀을 가공하는 제빵업자는 현물이 쇼트 포지션이므로 밀선물을 매입해 위험을 헤지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제빵업자는 선물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1100원을 주고 필요한 밀을 받게 되므로 미래의 가격을 1100원으로 확정한 셈입니다. 그러나 제빵업자는 선물을 이용해 헤지 하는 대신에 돈을 빌리는 자금 거래를 실시하고, 동시에 빌린 돈으로 밀의 현물을 사는 현물 거래를 결합해서 선물 헤지의 효과를 복제할 수 있습니다, 즉 1000원을 빌려 현물의 밀을 사 두고 기간이 경과한 후 빌린 돈에 이자를 붙여 1100원을 갚으면 됩니다. 이로써 제빵업자는 미래에 필요한 밀을 미리 확보함과 동시에 미래에 갚을 돈을 확정 지어 둠으로써 선물로 헤지 한 것과 똑같은 효과를 거둡니다.

 

이처럼 선물 거래는 복제가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선물 거래 자체가 불필요한 거래이지 않을까?

그러나 현실 세계에는 선물과 같은 파생상품이 필요합니다. 그 이유는 복제를 하려면 여러 거래를 복합시켜야 하는데, 금융에 익숙지 못한 사람들은 이 구조를 이해하기도 어렵고 또 필요한 거래를 동시다발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큰 부담입니다. 바로 이 때문에 복합 거래에 대한 시장 수요가 창출된다.

이는 몇 가지 원료를 섞어서 만든 것에 불과한 칵테일이나 드레싱과 같은 상품이 팔리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칵테일이든 드레싱이든 원료를 직접 구입해 혼합하면 자가 제조가 얼마든지 가능함에도 이들 혼합 제품이 시중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블렌드 위스키(blended whisky)도 몰트(malt, 맥아) 위스키 조합에 불과하지만 독자적인 시장 가치를 인정받고 있듯이, 선물 또한 복제 가능하다는 특성이 있음에도 복합 거래에 대한 시장 수요로 인해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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