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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합병 시너지는 어디에서 발생하는가?

 

시너지는 '캐시플로=수익-비용-세금-자본 투자'라는 공식에 입각해 수익, 비용, 세금, 자본 투자라는 네 가지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다. 시너지의 원천을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① 수익 개선의 기회 

각기 독립된 회사로 존재할 때에 비해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우면 여러 곳에서 수익 개선의 기회를 찾아낼 수 있다. 우선 마케팅을 통합해 언론사 관계를 재정비한다거나 광고 및 홍보 전략을 효율화할 수 있다. 또 제품 구성을 다양화해 고객 기반을 넓힐 수 있고 그동안 접근하기 어렵던 유통 채널도 활용할 수 있다. 같은 업종 내에서 이뤄지는 수평형 인수·합병은 자칫 독과점화로 이어져 소비자의 후생이 줄어들 수 있지만 기업의 수익력은 크게 개선될 수 있으며, 수직형이나 복합형 인수·합병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관련 분야 혹은 새로운 분야에 교두보를 확보해 수익 기반을 넓히는 데 기여할 수 있다.

 

② 비용 절감 효과

경제학에서는 회사의 규모가 커질수록 단위당 평균 비용이 하락한다는 규모의 경제가 매우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우면 규모의 경제 효과가 기대되며, 특히 수평형 인수·합병의 경우 그 효과가 뚜렷하다. 물론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 이유와 방식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지만, 적어도 각 사업부에 배분되어야 하는 공통의 간접 비용(예를 들어 본사 비용, 최고 경영자 보수, 전산 시스템과 같은 인프라 비용 등)이 줄어드는 것은 자명하다. 수직형 인수·합병의 경우에도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가치 사슬로 연결되어 있는 회사가 통합하면 거리 두기 관계(arm's length relationship) 하에서 상호 이해관계를 조정할 때보다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다. 흔히 회사의 비효율은 경영자의 방만한 경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인수·합병은 이러한 비효율 경영자를 교체하는 가장 공격적인 수단이다. 경영자 중에는 회사를 통해 각종 부수입을 챙기거나 개인적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도덕적 해이를 불사하는 경우도 있고, 과거의 성공 체험에 도취되어 시장과 기술의 변화에 순발력 있게 대응하지 못해 회사의 경쟁력을 훼손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이처럼 문제가 많은 경영자를 감시하기 위해 이사회가 설치되어 있지만, 이사회는 경영자를 몰아낼 정도로 독립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인수·합병은 비효율적인 경영자를 교체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젠선은 이를 가리켜 인수·합병에 의해 기업의 지배권 시장(market for corporate control)이 형성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③ 절세 효과

세금을 줄이는 것이 인수·합병의 중요한 동기인 경우가 적지 않다. 가장 손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절세 효과는 이익이 나는 회사와 손실이 나는 회사를 하나로 합쳐 이익과 손실을 상쇄시키는 방식으로 과세 소득을 줄여 절세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물론 현행 세법에서는 그동안 이익이 나던 회사가 적자로 전환하면 과거에 냈던 세금을 환급해 주기도 하고 현재 발생한 적자를 미래로 이연 시켜 미래의 세금을 줄이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수·합병을 통해 흑자 사업과 적자 사업을 통합시켜 전체적으로 소득 과세 표준을 줄이는 것이 안정적인 절세 대책이다. 단 각국의 국세청은 절세효과를 주된 동기로 추진하는 인수합병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두 번째 절세 효과는 합병을 통해 회사가 끌어당길 수 있는 부채 능력(debt capacity)을 키우는 방식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알다시피 부채를 동원해 자본을 조달하면 주식을 발행하는 방식보다 절세 효과가 높다. 주식에 대한 배당금은 법인세를 납부한 후에 지불되는 데 비해, 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은 과세 소득을 산정할 때 비용 항목으로 차감 처리되어 세금 부담을 덜어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회사가 부채를 과도하게 키우면 도산 위험이 높아지고 자본 비용이 상승하므로 적정한 수준으로 부채 규모를 가져가야 회사의 안정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절세 효과를 최대로 누릴 수 있다. 이처럼 인수·합병으로 부채 능력을 키워 절세 효과가 나타나는 통로는 두 가지다. 첫째, 회사에 따라서는 경영자가 워낙 위험 회피적이거나 부채의 절세 효과에 둔감해 부채 능력을 충분히 키우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기업은 적정한 부채로 절세효과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는 만큼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포착한 자가 이 회사를 인수·합병해 부채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둘째, 포트폴리오 선택 이론에 따르면 여러 기업에 분산 투자하면 각 기업의 고유 위험이 분산되어 포트폴리오 전체의 위험 수준이 낮아진다. 마찬가지로 인수·합병에 의해 상관관계가 낮은 두 기업이 합쳐지면 회사 전체의 위험 수준이 낮아져 금융기관들이 더 많이 대출해 주고자 하므로 회사의 부채 능력이 커지고 절세 면에서도 그만큼 더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④ 자본 투하 효율화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각종 설비나 부동산과 같은 고정 자본을 갖추어야 하고, 외상 매출 채권, 재고 자산과 같은 운전 자본을 공급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자본 투하에는 명시적 혹은 암묵적으로 금융 비용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자본 투하의 총액을 효율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인수·합병은 본사 건물을 하나로 줄이는 식으로 불요불급한 고정 자본을 처분해 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연구 개발 부분을 하나로 통합해 효율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운전 자본에 대해서도 외상 매출금의 회수 기간을 단축한다거나 재고 회전율을 높이는 식으로 효율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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