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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학적으로 본 분산 투자의 원리

 

분산 투자의 원리를 통계학적으로 말하면 상관관계가 낮거나 상관관계가 마이너스인 종목을 섞어서 포트폴리오 전체의 위험을 낮추는 것이다. 간단한 수치를 예로 들어 설명합니다.

계란이 30개 있고 모두 한 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이때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은 바구니를 떨어뜨려 계란이 모두 깨지는 경우와 바구니를 떨어뜨리지 않아 계란이 하나도 깨지지 않는 경우입니다. 즉 경우의 수가 2입니다. 이때 바구니를 떨어뜨리자 않을 확률은 2/3이고 바구니를 떨어뜨릴 확률은 1/3이라고 합시다. 그러면 계란은 평균 몇 개 깨진다고 봐야 할 것인가? 이 질문은 곧 깨지는 개수에 대한 기댓값(expected value)을 계산해 달라는 것이다. 바구니를 떨어뜨리지 않을 경우에는 계란이 하나도 깨지지 않으므로 이 경우는 기댓값에 기여하는 바가 없다. 따라서 바구니를 떨어뜨리는 경우만 기댓값 계산과 관련된다. 이 사건의 발생할 확률 1/3이고 이때 30개의 계란이 모두 깨지므로 계란이 깨지는 수의 기댓값은 10개입니다.(30x1/3=10) 

 

다음으로 30개의 계란을 바구니 세 개에 각각 10개씩 나누어 담았다고 합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어떤 한 바구니가 떨어지느냐 아니냐는 다른 바구니가 떨어지느냐 아니냐와 전혀 무관하다는 점이다. 즉 바구니 간에는 상관관계가 전혀 없고 상호 독립적이다. 그러면 계란을 세 개의 바구니에 나누어 담았을 때 깨지는 계란 수의 기댓값은 얼마일까? 이를 계산하려면 네 가지 경우의 수를 따져 봐야 한다. 첫 째, 세 개의 바구니가 하나도 떨어지지 않는 경우로서 그 확률은 8/27이고(2/3x2/3x/2/3) 이때 계란은 한 개도 깨지지 않는다. 둘째, 세 개의 바구니 중에서 바구니 하나만 떨어지는 경우로, 그 확률은 12/27이고(1/3x2/3x2/3x3) 이때 계란은 10개가 깨진다. 셋째, 세 바구니 중에서 두 바구니가 떨어지는 경우의 확률은 6/27이고(1/3x1/3x2/3x3) 이때 계란은 20개가 깨진다. 넷째, 세 바구니가 모두 떨어지는 경우로 그 확률은 1/27이고(1/3x1/3x1/3) 이때 계란은 30개가 모두 깨진다. 따라서 깨지는 계란 수의 기댓값은 10개다. (0x8/27+1012/27+20x6/27+30x1/27=10) 

 

이 결과에서 보듯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모두 담을 세 바구니에 나누어 담든 깨지는 계란 수의 기댓값은 10개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러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몰아 담는 경우와 여러 바구니에 나누어 담는 경우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양자 간의 중요한 차이점은 기댓값이 안정적인 정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바구니가 하나일 경우에는 10개라는 기댓값은 사실상 확률을 적용해서 얻은 수치일 뿐 계란이 기댓값대로 깨지는 일은 실제 일어나지 않는다. 실제 벌어지는 일은 계란이 한 개도 깨지지 않거나 30개 모두가 깨지는 사건뿐이므로, 10개라는 개댓값은 실제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한 예측치로서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다. 

 

그런데 바구니가 세 개일 경우에는 10개라는 기댓값대로 실제 계란이 10개 깨지는 확률이 12/27이고 20개 깨지는 확률은 6/27이며 하나도 깨지지 않을 확률은 8/27입니다. 그리고 계란이 30개 모두 깨지는 극단적인 사건의 발생 확률은 1/27에 불과하다. 이처럼 10개라는 개댓값 주변에 실제 발생하는 사건들이 모여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기댓값이 얼마나 실제를 반영하는지, 즉 안정적인지를 따지는 것이 바로 위험의 개념이다. 위험을 통계학적으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표준편차의 제곱인 분산(variance) 값을 계산해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통계학에서 다루는 분산 값이 위험 분산이라고 말할 때의 분산(diversification)이라는 말과 전혀 의미가 다르다는 점이다. 분산 값이란 실제 실현된 값들이 기댓값(평균값)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를 측정하는 통계치이다. 그러면 바구니를 하나 사용한 경우와 세 개 사용한 경우의 분산 값을 계산해 봅시다.  바위나 하나를 사용한 경우 깨지는 계란 수의 분산 값은'(0-10) ²x2/3+(30-10) ²x1/3=200'이다. 이에 대해 바구니 세 개를 사용한 경우의 분산 값은 '(0-10) ²x8/27+(10-10) ²x12/27 + (20-10) ²x6/27+(30-10) ²x1/27=66.67'이다. 이처럼 계란을 바구니 세 개의 분산시켜 담으면 깨지는 계란 수의 기댓값은 변하지 않아도 분산 값은 크게 감소한다. 분산 값이 작다는 것은 실제 깨지는 계란 수가 기댓값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의미이고, 분산 값이 크다는 것은 실제 깨지는 계란 수가 기댓값에서 크게 벗어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바구니 개수를 더욱 크게 늘리면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사건을 회피할 수 있고, 높은 확률로 기댓값과 가까운 안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처럼 바구니의 숫자를 늘릴수록 기댓값이 더 안정적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통계학에서 말하는 큰 수의 법칙이다.

 

분산이 가능한 위험과 불가능한 위험이 있다.

 

그러면 앞서 계란 바구니로 설명한 위험 분산의 원리를 금융 자산의 투자에 적용해 보기로 합시다. 투자자들은 수익률과 위험의 관계를 따져 가며 투자한다.

즉 위험을 과도하게 부담하면서 수익률을 높이려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부담하는 위험을 낮추면서 적절한 수익률을 내고자 한다. 이때 수익률(expected return)을 말하는데, 기대 수익률이란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미래의 여러 가지 수익률에 확률을 부여해 얻은 기댓값이다. 그리고 이 기대 수익률이 얼마나 안정적인가를 보여 주는 것이 위험(분산 값)이다.

이렇게 보면 투자하는 종목의 수가 많아질수록 기대 수익률의 분산값이 낮아지며,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당연히 투자 종목의 수를 늘려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맞다. 

이를 통계학으로 입증하는 것은 앞의 계란 바구니 계산의 예와 그케 다르지 않다.

그러면 투자 종목 수를 늘릴 때 도대체 어떤 위험이 제거되기에 기대 수익률의 분산 값이 낮아지는지 금융경제학의 관점에서 따져 봅시다.

 

개발 주식의 수익률이 변동하는 위험을 두 가지로 분리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시장 전체의 변동에 따라 개별 주식의 수익률이 변동하는 위험이다. 환율이나 이자율 혹은 유가의 변동에는 거의 대부분의 기업이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이자율이 오르면 재원 조달 비용이 상승해 기업의 손익이 압박을 받고 투자활동이 위축된다. 이처럼 모든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적인 위험을 가리켜 시장 위험(market risk)이라고 하며, 이러한 위험이 개별 주식의 수익률에 체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에서 체계적 위험(systematic risk)이라고도 부른다.

둘째, 개별 기업의 특별한 사정에 의해 야기되는 위험이다. 예를 들어 노사 관계가 불안정해 생산과 수출이 격감하는 사태가 터질 수도 있고, 경영자의 자질이 떨어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위험은 모든 기업에 공통적인 것이 아니라 특정 기업에 고유한 것이라는 의미에서 고유 위험(unique risk)이라고 부르며, 시장 위험과 전혀 무관하다는 의미에서 비체계적 위험(unsystematic risk)이라고도 부른다.

 

그렇다면 포트폴리오에 편입되는 종목의 수를 늘림으로써 축소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위험은 어느 위험일까? 바로 고유 위험이다. 포트폴리오에 많은 종목이 편입될수록 개별 기업의 특수한 요인이 포트폴리오 전체의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감소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때문에 고유 위험을 가리켜 분산 기능 위험(diversifiable risk)이라고도 한다. 반면에 시장 위험은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므로 단순히 포트폴리오의 종목 수를 늘린다고 해서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즉 단순한 분산 투자 전략으로 시장 위험을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바로 이 때문에 시장위험을 분산 불가능 위험(non-diversifiable risk)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시장 위험을 줄이는 것이 전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원화 절상이라는 시장 위험이 발생하면 우리나라 기업은 대부분 손해를 입는다. 수출에 의존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수입을 위주로 하는 업체도 일부 있으므로 이들 기업은 원화 절상으로 이득을 본다. 마찬가지로 이자율이 오르면 대부분의 기업이 손해를 보지만 이익을 보는 기업도 일부 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상관관계가 낮거나 상관관계가 마이너스인 기업들을 적절하게 섞으면 시장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분산 투자의 원리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1950년대 초였다. 당시 시카고 대학의 박사 과정 학생이었던 해리 마코위츠(Harry M. Markowitz)가 박사 학위 논문에서 포트폴리오 선택 이론을 다룬 것이다. 그러나 당시 이러한 주제는 그저 돈 버는 수단이라고 일축되어 학술 논문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마코위츠의 논문에는 참고 문헌이 3편밖에 열거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업적은 대단한 것이었다. 특히 합리적인 투자자가 투자를 실행함에 있어서 수익률만이 아니라 위험을 고려하며, 이때 위험을 통계학의 분산 값으로 측정할 수 있다고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오늘날 금융의 이론과 실무에서는 당연한 이치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

당시 투자자들은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이나 손실에만 관심을 둘 뿐, 기댓값의 변동성이라는 위험 개념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았다. 따라서 마코위츠의 최대 업적은 투자에 있어서 위험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를 통계학의 분산 값으로 정량화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마코위츠의 논문「포트폴리오 선택(Portfolio Selection)」이 학문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금융 저널(Journal of Finance)」에 실린 것은 1952년이었다. 현재 이 모델은 평균·분산 모델(mean-variance model)이라고 불리며, 마코위츠는 이 업적으로 199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마코위츠의 분산 투자원리는 보험업의 특성을 설며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보험업이란 사람들이 직면하는 특정한 위험을 관리해 주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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