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BIG

금융경제학-펀드란 무엇인가?

 

펀드는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집한 자금을 투자 업무에 정통한 전문 인력이 위임받아 각종 유가 증권에 투자해 운영하고 이로부터 생긴 이익을 출자금에 비례해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구조이다. 예전에는 펀드에서 투자자 모집을 위해 수익 증권을 발행하기도 했는데 이를 계약형 투신이라고 하며, 과거 우리나라의 투자 신탁 회사들이 그랬다. 오늘날에는 수익 증권 대신에 주식을 발행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가리켜 회사형 펀드라고 하며, 미국식 뮤추얼 펀드가 바로 회사형 펀드의 대표적인 형태이다. 따라서 펀드에 가입하고 싶은 투자자는 펀드의 운용자산에 대한 지분을 의미하는 수익 증권이나 주식을 매입하면 된다. 이로써 투자자는 펀드의 출자자가 되고,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게 된다. 바로 이 때문에 펀드를 가리켜 간접 투자 상품이라고 부른다. 그러면 투자자는 왜 직접 투자를 하지 않고 간접 투자를 하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펀드에 가입하면 분산 투자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란 소액자금을 끌어모아 운용 자산의 규모를 키운 후 이를 다양한 종목에 분산 투자해 리스크를 축소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펀드는 매매 주문이 대량으로 이뤄져 중개인 수수료에 대한 협상력을 가지므로, 개인 투자자가 소액 거래를 직접 하는 것에 비해 거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게다가 펀드의 자산 운용은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인력이 담당한다. 이때 전문 인력이란 펀드 매니저와 애널리스트를 말한다. 펀드 매니저는 위험과 수익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산을 배분하거나 종목을 선택하는 의사결정을 내리며, 애널리스트는 개별 종목의 본질적 가치를 추정한다거나 가격 변동 추세를 분석, 제시함으로써 펀드 매니저의 의사 결정을 지원한다.

이처럼 전문 인력이 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펀드는 일반 투자가들로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파생 금융 상품을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고도의 정보력과 운영 기법을 접목해 위험대비 높은 투자 성과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 인력이 자산을 운용한다고 반드시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판단 착오로 인해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많고, 심지어는 투자 원본이 훼손되기도 한다. 그런데 펀드 운용에 따른 모든 위험은 궁극적으로 투자자들이 부담해야 한다. 은행 예금에 대해서는 예금 보험 제도에 의해 일정 한도까지 원본이 보장되지만 펀드 상품에는 이러한 세이프 가드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펀드 상품의 경우 분산투자에 의한 위험 분산 효과와 대규모 거래에 따른 거래 비용 절감 효과, 전문 인력에 의한 고도의 자산 운용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투자 원본이 전면적으로 손실의 위험에 노출되는 단점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펀드의 구조

 

펀드가 만들어지는 구조는 다소 복잡하다. 펀드를 상품으로 설정하는 것은 자산 운용사(asset management company)이다. 자산 운용사는 펀드의 약관을 만들고 감독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취득한다.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하는 일, 다시 말해(수익 증권이나 주식의 형태인) 펀드 상품을 판매하는 일은 자산 운용사가 직접 담당하기도 하지만 자체 판매력에 한계가 있으므로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사를 판매 대행사로 지정해 그들의 창구를 활용하기도 한다. 펀드와 관련되는 모든 자금의 흐름은 투자자의 안전을 위해 자산 운용사와 신탁 계약을 맺은 수탁 은행이 수행한다. 따라서 투자자로부터 모집한 자금은 판매 대행사로부터 수탁 은행에 직접 입금되며, 수탁 은행은 이를 운용해 얻은 이익을 이익분배금(혹은 배당금)으로서 판매 대행사를 통해 투자자에게 환원한다. 이처럼 자금의 유·출입을 관리하는 것은 수탁 은행이지만 그렇다고 수탁 은행이 자금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의사 결정까지 내리는 것은 아니다. 자산 운용에 대한 의사 결정은 어디까지 나 자산 운용사의 몫이며, 수탁은행은 그 결정에 따라 유가 증권을 매매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며 신탁 재산을 보관할 뿐이다.

 

이처럼 펀드 상품에는 여러 종류의 금융 기관이 관련되어 있어 매우 복잡해 보인다. 그러나 투자자 입자에서 펀드 상품을 사고 파는 일은 간단하다. 어떤 펀드에 가입하고 싶으면 가까운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사를 찾거나 펀드를 설정한 자산 운용사를 직접 찾아 특정 상품을 주문하면 된다. 그런데 펀드의 주식이나 수익 증권은 대부분 주식 시장에 상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가격으로 거래해야 하는지가 문제가 된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매매 기준 가격이며, 펀드 투자자의 신규 모집과 기존 투자자의 해약이 이 가격에서 이뤄진다. 매매 기준 가격이란 펀드의 순자산 가치(net asset value, NAV)를 뜻한다. 순자산 가치는 펀드 운용 자산의 현재 시장 가치로부터 부채를 차감해 순자산 총액을 구한 후, 이를 수익 증권 또는 주식의 총수로 나눈 값이다. 

따라서 순자산 가치란 수익 증권 또는 주식 한 장의 현재 시장 가치를 의미한다. 그런데 순자산 가치는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주식이나 채권의 종가를 기준으로 선정하므로 하루에 한 번씩 변한다. 순자산 가치가 결정되는 시점은 증시가 마감한 직후이다.

 

계란을 바구니 하나에 모두 담지 말라.

 

투자자가 펀드 상품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위험 분산(risk diversification) 효과 때문이다. 다시 말해 소액 투자자로서는 달성 할 수 없는 위험·수익률(risk-return)의 조합을 펀드 상품이 제공하기 때문이다. 흔히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 재원의 제약으로 인해 한두 가지 종목에 '올인' 할 수밖에 없는데, 이들 종목의 가격이 오르면 높은 수익률을 얻지만, 반대로 가격이 떨어질 경우에는 큰 손실을 입는다. 이처럼 한두 종목에 집중하는 투자는 수익률의 변동성이 높아 위험이 큰 투자 방법이다. 이에 반해, 펀드가 의도하는 투자의 철학은 다양한 분산 투자 기법을 동원해 분산 가능한 위험은 가급적 최대한 제거함으로써 전체적으로 포트폴리오의 위험 수준을 낮추고 이에 부합하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다. 

 

분산 투자의 방법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일차적으로 업종간의 분산이다. 업종별로 경기 변동의 영향을 다르게 받기 때문에 여러 업종에 분산 투자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차적으로는 같은 업종이라도 여러 기업에 분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 기업별로 사업 위험이나 채무 불이행 위험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기업을 편입함으로써 위험을 부 난할 수 있다.

즉 사업 위험이나 채무 불이행 가능성에 상관관계가 낮은 기업을 조합하면 포트폴리오 전체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또 주식, 채권 등 자산 범주별로 분산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를 가리켜 자산 배분(asset allocation)이라고 하는데, 가격 변동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식 자산과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은 종목에 따라 시장의 깊이가 앝거나 유동성이 풍부하지 못해 거래 물량이 많으면 가격의 부침이 매우 크게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종목은 매입 물량이 일시적으로 크면 값이 급격히 오르기도 하고 매도 물량이 크면 값이 급격히 빠지기도 한다. 

 

따라서 펀드는 유동성이 부족한 종목에 대해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세간 간격을 두고 물량을 분할해서 매입하거나 매도함으로써 시간 분산의 효과를 얻기도 한다. 나아가서는 국내 증권과 상관관계가 낮은 외국 증권을 편입함으로써 국제적으로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분산 투자의 기법은 소액의 개인 투자자로서는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것으로, 운용 자금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야 비로소 가능하다. 또 전문적인 운용 능력이 있는 펀드 매니저에 의한 포트폴리오 운용은 종목의 선정이나 투자 시점의 결정에서 오류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런 분산 투자의 원리는 옛날부터 생활의 지혜로 잘 알려진 것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모두 담으면 바구니를 한 번만 떨어뜨려도 계란이 모두 깨질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계란을 바구니 하나에 모두 담지 말라는 격언에는 분산 투자의 지혜가 담겨 있다. 인도의 한 통계학자는 가족이 여행할 때 전원이 한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는데, 그 이유가 비행기 추락 사고로 가족 전원이 몰사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미국에 서서 해마다 1월이 되어 대통령이 의회를 방문해 연두 교서를 발표할 때도 각료 전원이 대통령 수행에 나서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728x90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