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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경제

자본시장의 주역, 투자은행

블랙데블 2022. 4. 2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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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의 주역, 투자은행

 

현대 금융의 주류는 앵글로·색슨형 금융이다. 19세기 팍스 브리타니카(Pax American) 시대에 걸쳐 영국과 미국의 주도로 현대 금융이 발전되었기 때문이다. 앵글로·색슨형 금융의 키워드는 자본시장이고, 자본 시장의 주역은 투자은행이다. 투자 은행은 증권을 발행하는 기업과 증권을 사들이는 투자자 양자를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중심에 있으며, 오늘날 금융의 글로벌화를 이끌고 있다.

외환 위기 때 한국의 구조 조정을 배후 조종한 것도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이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JP모건체이스, 시티 등 미국계 투자은행들은 자금난에 처한 국내 은행, 증권사, 대기업, 중견 기업 등을 외국 자본에 헐값에 매각하는 바겐세일을 주선해 막대한 수수료 수입을 거두었으며, 금융 기관이 보유한 부실 채권 침 담보 부동산 등에 직접 투자해 막대한 자본 이득을 취하기도 했다.

외환 위기라는 미증유의 사태에서 한국 전체가 방향을 못 잡고 헤매는 동안 투자은행들은 성대한 파티를 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은 어떻게 다른가?

 

2008년 9월 15일 미국의 대표적 투자은행 중 하나인 리먼브러더스(Lehman Brothers)가 파산을 신청했다. 이후 '투자은행'은 국내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시사용어가 되었다. 그러나 이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정작 투자은행이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상업은행(commercial bank)과 투자은행(investment bank)을 혼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기회에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차이부터 명확히 짚고 넘어갑니다. 

흔히 '은행' 이라고 하면 상업은행을 가리킨다. 상업은행은 예금자로부터 예금을 받는 수신 기능과 이를 기반으로 차입자에게 돈을 빌려 주는 대출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금융기관이다. 

이때 예금자와 차입자는 은행과 거래할 뿐 서로가 직접 상대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상업은행을 통해 이뤄지는 자금의 중개를 간접 금융이라고 부른다. 반면 투자은행은 기업이 증권 시장에서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도록 도와주는 금융 기관이다. 이때 증권의 발행자인 기업과 자금 제공자인 투자자 간에 직접적으로 증권을 사고파는 거래 관계가 성립하므로 이를 직접 금융이라 한다. 

투자은행은 직접 금융 시장에서 자금의 이동을 측면 지원하는 금융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기업이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려 한다고 가정합시다. 이 회사는 먼저(10억 원이든 100억 원이든) 자사의 시장 가치부터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기존의 주식과 신규로 발생되는 주식 수를 합쳐 적정한 발행 주식가를 산정할 수 있다. 투자은행은 이 단계부터 개입해 해당 기업의 시장 가치를 평가해 주고 이에 맞춰 주식 발생 절차를 대행해 준다.

이 회사가 신규 주식 물량의 가치를 10억 원으로 평가받아 5000원권 20만 장을 발행하기로 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나 기업 측에서 직접 주식 시장에 내다 팔기는 힘듭니다. 자기 회사의 주식을 살 만한 투자자를 찾기도 힘들지만, 무엇보다 20만 장을 한꺼번에 시장에 내놓았을 때 주가가 폭락할 위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는 주식 20만 장을 투자은행에 일괄해 넘깁니다. 

현재 자사의 주식 20만 장이 시장에서 10억 원으로 평가되어 있다면 이를 9억 원에 투자은행에 넘길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가리켜 증권 인수(securities underwriting)라고 하며 차액인 1억 원은 투자은행에 돌아가는 인수 수수료입니다.

 

투자은행에게는 시세보다 싸게 인수한 주식을 가급적 비싼 값으로 팔아 시세 차익을 올리는 일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한 주식을 재고로 오래 보유할 경우 가격 변동 위험에 노출되므로 적정한 가격을 매긴 후 가급적 최단 시간에 투자자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물량을 소화시켜야 한다. 매도 가격을 너무 높게 설정하면 투자자들이 불만을 갖게 되어 목표한 매도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기 어려운 반면, 매도 가격을 너무 높게 설정하면 투자자들이 불만을 갖게 되어 목표한 매도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기 어려운 반면, 매도 가격을 너무 낮게 설정하면 발행 업무를 맡긴 고객 기업이 저가 발행에 대한 불만을 갖게 된다. 따라서 투자은행은 양측의 교량 역으로서 적정 수준의 매도 가격이 형성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투자은행의 증권 인수 업무 노하우입니다. 이처럼 투자은행은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는 1차 시장에서 증권을 일괄 매수한 후 이를 투자자에게 매도하는 증권 인수 업무를 담당하며, 이러한 증권 인수 업무가 투자은행업(investment banking)의 출발점이다.

 

 

인수, 트레이딩, 리서치는 투자은행의 3대 핵심 업무

 

증권 인수로부터 시작된 투자은행의 역할은 증권의 트레이더(trader) 기능으로 확대된다. 발행된 증권은 2차 시장인 유통시장에서 꾸준하면서도 활발하게 거래되어야 한다. 투자자들이 증권에 투자하는 것은 어젠든지 보유한 증권을 팔고 빠저 나올 수 있다는 시장의 유동성이 전제되어야 하므로, 유동성이 풍부한 유통 시장의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또 증권을 발행한 기업의 입장에서도 유통 시장에서 형성되는 증권 가격은 자사의 기업 가치는 물론 신용력, 성장력을 대변하는 중요한 지표이므로 유통 시장에서의 가격 형성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투자은행은 주식이나 채권이 발행된 후에도 유통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해당 증권이 활발하게 거래되도록 소정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를 트레이더 기능이라고 한다.

 

트레이더 기능은 브로커(broker) 기능과 딜러(dealer) 기능으로 나눌 수 있다. 중개인으로서 투자은행은 투자자의 의뢰를 받아 증권의 매매를 중개하고 중개 수수료(brokerage commission)를 받는다.

투자자들이 브로커에 내는 주문에는 시가 주문(market order), 제한 주문(limit order), 손절 주문(stop loss order) 등 여러 형태가 있는데, 투자은행은 이들 주문을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 거래 주문의 형태

투자자들은 주식을 사고 싶을때 흔히 주당 ○○○원 이하로 사 달라는 주문을 한다. 이것이 바로 제한 매입 주문(limit buy order)이다. 제한 매입 주문을 받은 중개인은 반드시  ○○○원 이하로 주식을 매입해야 하며, 주가가  ○○○원보다 오르면 주문을 이행할 수 있다.

따라서 제한 주문은 시장 사정에 의해 주문이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바로 이 때문에 브로커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문 형태는 시가 매입 주문(market buy order)이다. 시가 매입 주문은 현재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가격으로 주식을 사 달라고 중개인에게 재량권을 부여한 것이다.

따라서 시가 매입 주문은 반드시 성사된다. 제한주문이나 시가 주문보다 좀 더 세련된 형태의 주문에 손절매(損切賣, stop loss sell drder)가 있다. 손절매 주문은 현재 주식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가 주가 하락으로 큰 손실을 입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이 지정한 가격 수준으로 주가가 내려가면 즉각 주식을 팔아 달라고 주문하는 것이다. 즉 투자자가 어떤 가격 밑으로 주가가 마구 떨어지는 위험을 감내하고 싶지 않을 때 내는 주문이다. 그런데 손절매 주문에는 시가 매도 주문(market sell order)의 특성이 있다. 다시 말해 주가가 지정한 가격에 도달하는 순간 손절매 주문은 시가 매도 주문으로 바뀐다.

즉 브로커는 그때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가격으로 주문을 이행하면 된다.

 

중개인 기능을 수행함에 있어서 투자은행은 직접 위험을 부담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타인 계정 거래라고 하는 것이다. 반면 딜러 기능은 투자은행이 자신의 고유 계정으로 증권을 거래하는 것으로 거래에 따른 위험을 직접 부담한다. 딜러 기능이 무엇이기에 투자은행이 직접 위험을 부담하면서까지 수행하는 것일까? 그 이유로 시장 조성의 필요성을 들 수 있다. 흔히 시장에는 한 방향으로 치닫는 쏠림 현상이 잦다. 특정 증권의 가격을 높이는 호재의 뉴스가 나올 경우 이 증권을 사려는 투자자는 많지만 팔려는 투자자가 없어 거래가 잘 성사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악재의 뉴스가 나올 경우에는 팔려는 투자자가 쇄도하는데 사려는 투자자가 없어 역시 거래가 잘 성사되지 않는다.

이처럼 매수와 매도 수요가 맞아떨어지지 않아 거래가 실제로 성사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투자은행은 중개인 수수료 수입이 크게 줄어 손익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투자은행으로선 거래가 상시적으로 잘 이뤄져야 좋기 때문에, 이를 위해 투자은행이 직접 거래의 상대방이 되어 주는 역할을 기꺼이 수행한다. 이것이 바로 딜러 기능이고 다른 말로 시장 조성자(market marker) 기능이다.

 

딜러로서 투자은행은 시장 상황에 맞춰 시시가각으로 매수 가격(bid price)과 매도 가격(offer price)을 동시에 제시한다. 매수 가격은 투자은행이 특정 증권을 사겠다는 가격을 말하며 매도 가격은 팔겠다는 가격을 말하므로, 매도를 원하는 투자자는 투자은행이 제시한 매수 가격에 해당 증권을 매각할 수 있고 매수를 원하는 투자자는 투자은행이 제시한 매도 가격에 해당 증권을 매수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은행의 딜러 기능은 투자자에게는 시장의 유동성을 보장해 주고 투자은행 자체에는 중단 없이 거래가 성사되게 함으로써 안정적인 중개인 수수료 수입을 보장하는 것이다.

 

한편 투자은행 내부에 조사 업무를 관장하는 리서치(research) 부문이 있다. 리서치 부문은 직접 수익을 창출하는 돈벌이 영역(profit center)은 아니지만 투자은행의 수익 창출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일종의 인프라 부서이다. 리서치 부문에는 일류 대학이나 명문 경영대학원 출신의 입사 초년병들이 배치되어 주요 고객 기업과 핵심 산업 분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활동을 상시적으로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산업의 리서치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은 뉴욕, 실리콘벨리, 도쿄, 서울, 베이징, 타이베이 등지에 배치되어 현지 유력 반도체 회사의 현황을 면밀하게 추적하며 이들 기업의 수익성, 성장성,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기업 가치를 평가하고 전망하는 보고서를 작성한다.

리서치 부문이 작성하는 보고서는 투자은행이 기업과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명성을 쌓는 데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위험 대비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자 하는 투자자들은 투자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생산해 내는 리서치 보고서를 비교해 보고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투자은행에 거래를 위탁하기 때문이다. 즉 투자은행이 발행 시장에서 인수 업무를 확대하고 유통 시장에서 브로커 수수료 수입을 높이기 위해서는 리서치 부문의 강력한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이처럼 인수, 트레이딩, 리서치는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투자은행 업무' 이다. 고객 기업과 투자자를 연계하는 네트워킹 능력을 핵심 역량으로 하는 투자은행은 이 세 가지 사업 부문을 키워 나간다.

이때 투자은행의 네트워킹 능력이란 유력 기업에 대한 정보력과 분석력, 투자자와의 상시적 의사소통을 통해 양측의 관심과 니즈를 연계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투자은행업의 본질은 상업은행과 마찬가지로 정보 생산자적 특성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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