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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Story-케인스, 중앙은행의 마법을 뒤받침 하다 2부

 

GDP(국내총생산)에도 명목 GDP와 실질 GDP가 있듯이 이자율에도 명목금리와 실질 금리가 있습니다. 이때 명목이란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수치이고, 실질은 인플레로 인해 구매력이 잠식되는 효과를 명목에서 공제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이자율이란 명목 금리를 뜻합니다. 명목 금리에는 두 가지 요소가 섞여 있습니다.

하는 돈을 남에게 빌려 줄 경우 스스로 돈을 사용할 수 없어 발생하는 기회비용(실질금리)이고, 다른 하나는 미래에 돈을 돌려받을 때까지 인플레로 인해 돈의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에 대한 보상입니다.

이를 수식으로 표시하면 1원을 빌려 주고 미래에 받게 될 돈이 '1원 ×(1+명목 금리)'라면, 이것은 1원에 '1+실질 금리'를 곱하고 다시 '1+기대 인프레율'을 곱한 값과 같아집니다. 즉 '1원 ×(1 + 명목 금리)=1원 ×(1 + 실질 금리) ×(1 + 기대 인플레율)'입니다. 

그런데 이 수식을 풀면, '실질 금리=명목 금리-기대 인플레율-(실질 금리 ×기대 인플레율)'이 되는데, 우항의 '실질 금리 ×기대 인프레율'은 매우 작은 수치이므로, 일반적으로 '실질 금리=명목 금리 - 기대 인플레율'이라는 근사치의 공식이 사용됩니다.

 

통화량과 (실질) 이자율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고전학파의 화폐수량설은 다소 무리한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론이 나온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면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차 대전 전에는 총산출량이 그다지 변동하지 않았으며, 경기 변동은 주로 물가 변동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산업 구조에서 농업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컸고 농업의 특성상 온가족이 노동력으로 투입되었으므로 고용량이나 산출량의 단기적인 조정이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고전학파는 총산출량이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본 것입니다. 

그러나 1차 대전 이후 상공업의 비중이 커지고 노동의 형태도 농촌의 가족노동에서 도시의 고용 노동으로 바뀌면서 고용량, 산출량이 크게 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총산출량이 물가 이상으로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총산출량은 일정하다고 전제하는 고전학파의 경제학이 아닌, 총고 용량과 총산출량의 단기적인 변동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학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 이론(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1936) 이라는 책으로 나타난 케인스 경제학의 혁명이었습니다.

 

 

화폐를 복권시킨 케인스 혁명

 

고전학파 경제학에 따르면 총공급은 총산출에 의해 결정되고 총산출은 총요소 투입량에 의해 결정되므로 총수요는 총공급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케인스는 초공급은 총수요 변동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았습니다. 총공급이 총수요와 같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총공급은 소비와 저축의 합계이고, 총수요는 소비와 투자의 합계이므로, '총공급=총수요'라는 항등식에 의해 저축과 투자는 일치하게 됩니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저축이 투자와 같아지는 지점에서 총공급이 결정됩니다. 그렇다면 저축과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이자율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은 '저축=투자'라는 하나의 조건식으로부터 총산출량과 이자율이라고 하는 두 개의 해를 구해야 하는데, 하나의 조건식에서 두 해를 도출하는 것은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므로 또 하나의 조건식이 등장한 것이 화폐 시장에서 이자율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 케인스 경제학

케인스 경제학에서 총공급을 소비와 저축의 합계로 보고 총수요를 소비와 투자의 합계로 본 것은 정부 부문과 해외 부문이 없는 단순한 경제를 상정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민 경제에서 총생산이 이뤄진 것은 총수요와 총공급이 같은 지점이므로 '총생산=총수요=총공급'이 성립됩니다.

그리고 총생산은 누군가의 소득으로 귀착되며 소득은 소비와 저축의 합계이므로 '총생산=총공급=소비+저축' 이라고 본 것입니다. 또 지출에는 소비와 투자밖에 없으므로 '총생산=총수요=소비+투자'인 것입니다.

 

이자율이 높으면 사람들은 이자가 붙지 않는 화폐(현금 통화)의 기회비용이 높아진 것으로 간주해 화폐를 보유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즉 이자율이 높아지면 화폐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고 이자율이 낮아지면 화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므로 이자율과 화폐는 반비례 관계입니다. 따라서 화폐의 수요 곡선은 이자율에 대해 우하향할 것입니다. 그런데 화폐의 공급량은 정책 당국인 중앙은행의 의지에 의해 결정되므로 화폐의 공급 곡선은 수직의 형태를 취할 것입니다. 그 결과 이자율은 화폐의 수요 곡선과 공급곡선의 교차점에서 결정될 것입니다. 

이처럼 케인스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이자율이 화폐의 수급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화폐 시장에서 결정된 이자율에 의해 투자가 결정되고 이 투자가 총수요를 결정하며 다시 총수요가 총공급을 결정하는 프로세스가 전개된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케인스는 화폐 시장에서 이자율이 결정되고 이 이자율이 실물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으므로, 케인스 경제학에서는 그때까지 고전학파에 의해 실체적인 기능이 무시되었던 화폐의 복권(復權)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화폐 시장에서 이자율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더 깊게 살펴보겠습니다. 

화폐의 수요 요인을 보다 심층적으로 살펴본 것이 케인스의 유동성 선호이론(liqudity preference theory)입니다. 

 

화폐의 공급량은 중앙은행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고 간주할 수 있으므로 관건은 화폐의 수요량입니다. 그런데 화폐는 유동성이 가장 높은 자산이므로 사람들에게는 화폐를 보유하려는 유동성 선호가 존재합니다. 화폐를 지불 수단으로 사용하면 언제든 필요한 것을 사느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이자란 화폐의 높은 유동성을 포기하는 것에 대한 보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이자가 붙지 않는데도 왜 화폐를 보유하려는 것일까?

케인스는 유동성 선호 이론에서 이를 세 가지 동기로 구분해서 설명했습니다. 우선, 일상적인 거래에 필요하기 때문에 화폐를 보유하고자 하는 거래적 동기입니다.

따라서 거래적 동기에 의한 화폐 수요는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량에 비례합니다.

다음으로, 갑자스럽게 돈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불확실성에 대비해 화폐를 보유하려고 하는 예비적 동기입니다. 마지막으로, 화폐 보유 동기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 투기적 동기가 있습니다.

이는 투기할 대상을 아직 확정 짓지 못해 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투기적 동기에 의한 화폐 수요를 설명하기 위해 케인스는 채권(債券)시장을 예로 들었습니다. 우선 케인스는 사람들이 보유할 수 있는 자산 중에 는 현금과 채권 외에도 주식, 부동산 등 여러 형태가 있지만 이를 단순화해 현금과 채권만이 존재한다고 가정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채권 대신 현금을 보유하려 하는 때는 어떤 경우인가? 채권이란 만기까지 매 기간 확정된 이자를 지급하는 증권이므로, 채권의 시장 가격은 시장 이자율과 반대 방향으로 움짐입니다.

따라서 현재 채권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래 채권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채권을 사지 않고 현금을 보유하려 할 것입니다.

이때 채권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이자율이 낮은 상황을 의미하며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투기적 동기에 의한 화폐 수요를 증가시킬 것입니다. 즉 이자율이 낮으면 채권 가격이 올라 채권에 대한 수요가 줄며, 그 대신 사람들은 화폐 보유를 선호해 화폐 수요가 증대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케인스 경제학에서 이자율은 화폐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며 이렇게 결정된 이자율이 실물의 투자를 결정짓습니다. 그리고 소비와 투자의 합계인 총수요에 맞춰 총공급이 결정됩니다. 

이러한 케인스의 사고방식은 노동, 토지, 자본이라는 생산 요소의 공급량에 의해 총공급이 먼저 결정되고 이 총공급과 총수요가 항상 같으므로 화폐가 실물 경제에 특별한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파악한 고전학파의 사공 방식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케인스 1936년 자신이 저술한 책의 제목을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 이론」 이라고 붙였는데, 이 제목에는 고전학파가 무시해 온 화폐의 역할을 복권시키고 화폐 시장에서 결정된 이자율이 실물 경제, 특히 고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새로운 사실을 규명하려는 저술의 목적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고전학파의 사고방식이 지배하고 있던 당시에 총수요를 변동시킴으로써 총고용과 총공급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정책적 함의를 갖는 케인스의 일반 이론은 경제학의 혁명이었습니다.

케인스는 총수요를 유효 수요(effective demand)의 개념으로 포착하면서 이를 경제 정책으로 미세 조정(fine tuning)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정부가 채택할 수 있는 경제 정책으로 재정 정책과 통화 신용 정책의 역할을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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