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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은행업-은행을 어디까지 규제할 것인가?

 

은행권의 시스템 위기는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단지 몇몇 은행이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경제 전체를 위협합니다. 은행은 예금 통화의 공급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따라서 은행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예금 통화의 공급이 크게 수축되고 은행 간의 계좌 이체를 통해 이루어지는 지급 결제 기능에 차질이 빚어져 경제 활동이 마비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은행의 위기가 경제 전체의 위기로 비화할 수 있다는 특성으로 인해 은행에 대한 규제와 감독이 정당화됩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의 경제 활동에 대해서는 가급적 정부가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 경제 운용의 기본 원칙이지만, 은행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은행은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 기업이라는 특성에 더해 신용 창조 기능, 지급 결제 기능과 같은 경제의 인프라를 제공하는 공공적 특성을 아울러 가지고 있으므로, 역사적으로 은행은 공익을 위해 일정 수준 규제가 필요한 산업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은행에 대해 강도 높은 규제의 틀이 마련된 것은 대공황 직후 미국에서였습니다. 검은 목요일(Black Thursday)이라고 역사책에 기록된 1929년 10월 24일 뉴욕 증시의 대폭락을 시발로 미국 경젠는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습니다. 모든 제품과 원자재의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특히 농산품 가격의 폭락이 극심했습니다. 이로 인해 부채 의존도가 높던 미국의 농가들이 줄지어 채무 불이행에 빠져들었으며, 마침내 농촌 지역에 소재한 소규모 지역 은행들의 줄도산 사태로 이어졌습니다. 1930년, 1931년, 1933년에 연발한 은행 위기는 주로 미국 중서부의 농업 지역에서 발생한 것이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1929년 뉴욕 증시의 대폭락 사태가 미증유의 장기 대공항으로 확대된 이유가 은행의 연쇄 도산 사태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 이에 1932년 말 대공황의 와중에서 대선에 승리한 민주당의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D.Roosevelt)는 금융개혁법의 제정에 나섰습니다. 집권 첫해인 1933년 일명 글라스·스티걸(Glass-Steagall) 법이라고도 불리는 은행법이 제정되었는데, 그 기본 취지는 일반 상업은행과 (우리나라의 증권사에 해당되는) 투자은행을 분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성격이 다른 금융업을 구분해야 한다는 업역 분리의 원칙하에 상업은행에 대해서는 주식투자가 금지되는 등 자산 운용에 많은 제약이 가해졌으며, 대신 지구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었습니다. 이후 세계 각국은 은행업의 고유한 특성을 적극적으로 인식해 제각기 규제 및 안전장치를 도입했는데, 공통적 트로 다음의 세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예금자의 예금 인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예금의 일정 부분을 중앙은행에 예치하거나 금고에 현금으로 보유해야 한다는 지급 준비 예금(reserve requirement) 제도, 예금자들의 섣부른 동요로 인해 은행이 도산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예금자에게 일정 금액까지 예금의 지급을 보장하는 예금 보험(deposit insurance) 제도, 은행이 보유한 자산이 부실화해도 은행의 순자산이 마이너스가 되지 않도록 충분한 완충 장치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도입한 자기 자본(capital requirement) 규제입니다. 이처럼 다른 산업과 달리 유독 은행업에 대해 강력한 규제 장치가 마련된 것은 은행업에 내재되어 있는 시스템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은행의 고사를 막기 위해 꺼내 든 규제 완화

 

철저한 규제 덕분에 대략 1970년대 중반까지 은행업은 지극히 안정적인 산업이었습니다. 어떤 상품을 팔 수 있는지, 가격(이자율 또는 수수료)은 어떻게 매겨야 하는지, 영업 지점은 어디에 설치 가능한지 일일이 감독 당국이 결정해 주는 전형적인 규제 산업이었습니다. 당시 은행을 가리켜 '3-6-3'이라고 불렀는데, 3%의 예금 금리를 주고 6%의 대출 금리를 받아 예대 마진을 챙기고 오후 3시가 되면 골프장에나가 고객과 친분을 쌓으면 되는 편안한 일터라는 의미였습니다. 그러던 중 은행에 서서히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대차대조표의 양변에서 고객이 이탈(disintermediation)하는 현상이 빚어진 것입니다. 문제는 대차대조표의 대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60년대부터 인플레이션('인플레')이 만성적으로 심화되면서 각종 예금 상품이 경쟁력을 잃게 되었습니다. 가격 규제로 인해 시장 금리 변동에 맞춰 예금 이자를 높일 수 없었으므로, 인플레가 심해지자 예금 상품의 실질 이자가 마이너스가 되어 예금자의 불만이 높아졌고 급기야 예금자들이 은행을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예금자의 은행 이탈을 가속화한 것은 1970년대 중반 이후 인기를 끌게 된 MMMF(money marker mutual fund)와 뮤추얼 펀드(mutual fund) 같은 간접투자 상품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MMMF의 예금 시장 잠식이 놀라웠습니다. MMMF는 소액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단기 금융 상품에 투자해서 거든 수익을 다시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일종의 단기 투자형 뮤추얼 펀드입니다. 이 상품은 시장 수익률을 제공하는 매력적인 투자 상품이라면서, 동시에 은행만이 독점적으로 제공하던 소액 자금 결재 서비스도 함께 제공했으므로 빠른 속도로 은행의 예금상품을 밀어냈습니다. 

 

한편 기업 입장에서 고객과의 관계는 사업의 핵심입니다. 수많은 고객과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담당자가 실수하거나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 이런 실수는 결국 사업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기존의 CRM 시스템은 이런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해주는 솔루션으로 부각되었습니다. 하지만 CRM 시스템의 가장 큰 단점은 안 그래도 바쁜 영업 사원이 CRM 시스템에 정보를 등록하고 관리해야 하는 부가적인 노력이 많이 필요하며, 그런 노력이 없이는 CRM 시스템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AI 기반의 자연어 처리 기술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 고객과의 모든 활동 내역을 AI가 분석하고, 필요한 약속이나 핵심 사안을 자동으로 정리해주며, 일정에 기록하고 영업 담당자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준다면 어떨까? 자연어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이러한 고객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회사가 인스트림(InStream)입니다. B2B 산업은 대체로 B2C에 비해 소수의, 그러나 고정적인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특성을 가집니다. 만약 B2B 기업이 고객이 먼저 요구하기 전에 고객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다면 어떨까?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길 일도 적어지고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때론 경쟁사의 고객을 빼앗 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기업은 특정 이슈에 따라 새로운 니즈가 발생하면 정식으로 외부에 제안요청서를 띄우기 전에 내부적으로 조사하는 기간을 거칩니다. 인터넷 등 여러 채널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빅데이터와 AI 분석 기법을 통해 특정 기업에 대한 수요 예측·분석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있습니다. 식스센스(6sense)가 그런 기업입니다. 고객기반 마케팅을 위해 특정 고객의 활동 내역을 분석해 고객이 가까운 미래에 요구할 사안을 예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전통적으로 오랜 역사를 가진 농헙은 여전히 1차 산업으로 분류되며 최첨단 기술과는 동떨어진 분야로 인식됩니다. 그러나 AI는 농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갈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농산물을 병충해나 천재지변에 영향을 적게 받으며 높은 생산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더구나 최대 수요처인 도시 근처에서 재배함으로써 물류비용 절감은 물론 신선도까지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최적일 것입니다. 이런 농산물의 재배에 빅데이터와 AI를 결합해 사람의 손길이 없어도 최상의 농산물의 재배에 빅데이터와 AI를 결합해 사람의 손길이 없어도 최상의 농산물을 생산·공급하고자 노력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에어로팜(AeroFarms)은 농업의 개념을 바꿀 선도기업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외에도 우리가 늘 마시는 맥주를 AI가 발효시켜 생산·공급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영국의 맥주 회사 인텔리전트엑스 브루잉(IntelligentXBrewing)은 고객이 온라인으로 맥주에 대한 요청사항을 전달하면 시스템에서 이를 분석해 고객의 니즈에 맞는 맥주를 생산해 공급하는 회사입니다. 소규모 수제 백주 회사에서 대량생산 맥주와 차별화되는 고객 맞춤 맥주를 자동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셈입니다.

 

독일의 자동차 회사인 아우디는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 아우디 서비스센터의 서비스 직원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자사 자동차의 고난도 기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급 엔지니어가 자주 출장을 다녀야 했습니다. 그러나 Audi Robotic Telepresence라는 기술을 도입하면서 원격으로 마치 현장의 기술자에게 바로 옆에서 조언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어 원거리 출장을 현저히 줄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인공지능이 비즈니스의 근본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언급한 사례 이외에도 수많은 기업에서 AI를 기업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위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일부는 기업 자체적으로 투자 및 개발을 진행하고 있을 것이고 일부는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별도의 전문 기업이 서비스 형태로 개발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AI가 기업의 IT 환경과 비즈니스의 형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앞의 글에서 소개한 컬럼비아대학교 호드 립슨 교수의 제로 원칙, 즉 '기존 산업계를 뒤흔든 혁신적인 기술은 그 기술의 적용을 통해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관련 비용을 거의 0원에 가깝게 절감할 수 있게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을 바탕으로 위 사례들을 생각해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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