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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주도하는 국제금융기구 AIIB

아시아 지역의 도로, 철도, 항만 등 기초시설(인프라) 건설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은행


2016년 1월 16일 중국이 주도 하는 AIIB가 베이징에서 개소식과 창립 초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습니다. AIIB는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sia Infra Invesment Bank)의 약칭입니다. 인프라는 건설, 토목, 통신, 전력, 정보기술(IT), 상하수도 등 생활하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을 말합니다. 즉, AIIB는 말 그대로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이 추진하는 도로, 항만 등 인프라(기초시설) 건설자원에 투자하는 은행을 말합니다. 아시아 인프라 시장의 규모는 한 해에만 900조 원가량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국제기관 중에는 '아시아 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이라는 은행이 이미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의 개발과 협력을 위해 설립된 국제개발은행인 ADB는 한국과 일본, 필리핀 등 31개국이 참여해 1966년 8월 설립됐습니다. 현재 회원국이 67개국으로 늘어나 아시아 지역 내 개발 투자와 지역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ADB가 아시아 지역의 개발 사업에 총대를 메고 있는 상황에서 ADB와 여러 영역에서 겹치는 AIIB가 새롭게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을 살펴보면 재미있습니다. AIIB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3년 9월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순방하면서 떠올린 국제기구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이들 국가들을 순방한 후 그해 10월 AIIB의 핵심사항인 '일대일로(一帶一路)'라는 경제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일대일로는 동남아시아에서 시작해 중앙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행상, 육상 실크로드를 말합니다. 일대일로가 완성되면, 미국이 포함된 미주 대륙을 빼놓고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하나로 묶은 거대 경제권이 탄생하게 됩니다. 옛날 실크로드처럼 신 경제권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포홤된 국가는 모두 65개국이며 이들 국가의 총인구는 약 44억 명, 국내총생산(GDP)의 합계는 2조 1,000억 달러(약 2,496조 원)입니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63%, 글로벌 GDP의 29%를 차지합니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해 특정 지역에만 몰려 있는 개발 사업을 중국 대륙 전체로 넓히고 아세안, 중앙아시아 등 인접국과의 무역을 늘려 중국 수출입을 활성하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방침입니다. 그러나 이를 실행하는 데는 문제가 있습니다. 중국이 제아무리 3조 4,383억달러9약 4,172조 원)에 달하는 외환보 유애 글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를 한 가지 프로젝트에 모두 쏟아부 울 수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중국이 이 돈을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다 사용한다면, 외환위기를 막아주는 보호막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AIIB 자본금 1,000억 달러(약 120조 300억 원)로 정하고, 회원국을 대상으로 돈을 낼 수 있는 출자비율(또는 지분율)을 만들었습니다. AIIB 창설을 주도해온 중국은 출자비율 30.34%로 1위를 차지하며, AIIB 관련 투표권도 26.06%를 확보해 사실상 주요 안건에 대한 찬성과 거부권을 확보했습니다. 반면, 중국이 주도하는 거대 개발은행 AIIB를 보며 미국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값싼 제품만 만들던 '짝퉁 왕국' 중국이 이제는 '경제의 피'라고 불리는 금융분야까지 넘보며 미국을 위협하는 존재로 떠올랐으니까요. 사실 기존의 세계은행(World bank)이나 ADB는 미국과 일본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개발기구였습니다.
AIIB의 출범은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을 뜻하고, 이는 자연히 중국의 경제적 세력 강화로 연결됩니다. AIIB의 위력은 좀처럼 그칠 줄 모르는 모습입니다. AIIB는 2018년 12월 20일 알제리, 가나, 리비아, 몰로코, 세르비아, 토고 등 6개국 참가 신청을 승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AIIB 회원국은 무려 93개국으로 늘어났습니다. 


 



AIIB는 2016년 1월에 처음 문을 연 이후, 회원국 수가 57개국에서 약 3년 만에 93개국으로 껑충 뛴 셈입니다. 국재 금융사회에서 중국이 이끄는 AIIB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애기입니다. 미국으로서는 잠 못 드는 밤을 보내야 할 심정일지도 모릅니다. 특히, 호주, 프랑스, 영국, 캐나다 등 그동안 우방으로 여겨 온 국받글이 AIIB에 대거 참여한 사실은 미국에 더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미국의 AFP통신은 캐나다가 AIIB에 가입을 신청하자 이는 미국에 대한 쿠데타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진리췬 AIIB 총재는 미국의 AIIB 가입을 언제든지 환영한다며 문을 열어뒀지만, 중국에 대해 비판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락호락하게 넘어올지는 미지수입니다. 여기에 우리나라도 중국과 미국의 첨예한 신경전 속에 2015년 3월에서야 AIIB 가입을 결정했습니다. 한국은 창립회원국 57개국 중 중국, 인도(8.52%), 러시아(6.66%), 독일(4.57%)에 이어 지분율 3.81%로 5위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무척 아쉬운 대목이 있습니다. 바로 홍기택 AIIB 리스크 담당 부총재(CRO)의 사임입니다. 전 산업은행장 출신인 홍 부총재는 2016년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금융당국 등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추가 지원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이 일로 홍 부총재가 휴직계를 낸 후 돌아오지 않아 중국은 이 자리를 국장급으로 격하했습니다. 사실상 AIIB에서 하차한 셈입니다. AIIB는 지분 참여 비율에 따라 5개 나라에 부총재직을 배분하는데, 우리나라는 무려 37억 달러(약 4조 3,253억 원)이라는 거액의 투자금을 내고도 우리 몫의 AIIB 부총재직을 잃었으니 통탄할 일입니다.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도 우리나라에 불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입니다. AIIB의 인프라 사업에 최대 의결권을 가진 중국이 사드 배치 보복으로 국내 건설업계를 배제하려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냐는 예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나친 비관은 금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국은 AIIB와 손잡고 해외 사업을 따내는 등의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효성과 LS산전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효성은 2017년 11월, 방글라데시에서 2,200만달러(약 242억 원) 규모의 변전시설 건설 사원을 따냈고, LS산전도 같은 달 방글라데시에서 4,600만 달러(약 506억 원)에 달하는 전력 케이블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한국 기업이 AIIB 사업을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으로서는 AIIB와 손잡고 그동안 진출이 부진했던 AIIB회원구글 집중 공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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